아들어록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아들어록

0 개 1,968 안진희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갈수록 웃을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툭툭 내뱉는 말들을 듣고 있자면 그 발상의 신기함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어느새 이렇게 커서 이런 말을 다하나 싶은 생각에 미소가 머금어지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식당엘 가서 밥을 먹는데 아들을 귀엽게 보신 주인 아주머니께서 옆에 있던 딸을 시켜서 아들에게 사탕을 하나 선물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아들에게 ‘이쁜 누나가 사탕을 줬네. 이쁜 누나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라고 했더니 아들 왈. ‘별로 안 이쁘구만.’(끙.. 벌써부터 뚜렷한 나름의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거니. 그래도 좀 이쁘다고 해주면 안 되겠니. 여자들에겐 때론 너무 솔직해서는 안 되는 거란다.)

볕이 좋길래 청소기를 좀 밀어 볼까 하고 폼을 잡고 있는데 아들 왈. ‘손님 오셔?’(으응… 너도 알고 있구나. 집에 누가 와야 겨우 청소한다는 사실을.. 민망하다. 늘 바빠서 그렇다면 이해해 줄 수 있겠니?)

유치원에서 픽업해 데려오는 길에 조용한 차 안에서 갑자기 뿌욱~ 하고 방구를 끼더니 아들 왈. ‘웁시~’ (흠.. 너 이제 키위 다 된 거니. 유치원 두 달 가더니 웁시~, 이엌.., 얌~ 같은 감탄사들은 기가 막히게 배워온다. 그래. 이렇게 시작해서 언젠가는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자연스러워지겠지? 부디 뼛속까지 키위가 되지는 말아다오. 넌 한국이 뿌리인 3대 독자니까 말야.)

아들이 뜬금없이 묻는다. ‘엄마는 여자야?’ ‘응’ ‘나는 남자야?’ ‘응’ 뭔가를 한참 생각한 아들 왈. ‘나도 크면 여자 될 거야.’(헉!! 제발 참아다오. 이 엄마가 비록 널 가지고 9달까지 딸 인줄 알고 태교를 해오긴 했지만 그래도 넌 3대 독자라구!!! 3대 독자가 순식간에 3대 독녀가 되면 어쩌란 말이냐.)

내가 잠시만 안보여도 찾아 다니며 나의 소재를 확인하는 아들은 내가 화장실에 갈 때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편안하게 똥을 눌 권리조차 박탈당했지만 그나마 변비에라도 걸리지 않은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눈치 보고 상황 봐서 똥이라도 좀 눌라치면 아들은 어김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는 ‘엄마 뭐해?’(보면 몰라? 변기에 앉아서 똥 누지 그럼 몰래 뭐라도 먹을까봐?) ‘왜 똥 또 누냐.’(흠냐흠냐… 맨날 맨날 잘 눠야지 그럼 엄마가 변비에 걸려서 한 며칠씩 똥 못 눴으면 좋겠냐..) ‘음.. 근데 이 냄새는 뭐지.’(아 놔 진짜!!!!!!!!!!)

일이 바빠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몸이 피곤해지다 보면 이전에는 그냥 좋은 쪽으로 넘어갈 일도 꼭 험악한 분위기에서 소리 지르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유난히 아들이 말을 안 듣는 것도 같고, 아들은 평소랑 다를 바 없는데 괜히 나 혼자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참 모를 일이다. 아무튼 그런 날이면 별거 아닌 일에 뚜껑이 활짝 열려서는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지르면서 아들을 몰아 세운다. 잘못한 일을 혼내는 걸로 시작했다가 울면 운다고 또 소리 지르고. 결국 내 화를 못 이겨서 우는 아들은 방에 남겨두고 씩씩거리면서 나와 버린다. 조금만 지나면 방안에 남겨진 아들의 울음 소리가 잦아든다. 울음을 그친 아들은 나에게로 조심히 다가와서 말한다. ‘엄마, 내가 울어서 미안해.’(짜식. 니가 더 어른이다. 엄마는 감정 조절도 못하는데 넌 벌써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 줄 줄도 알고 있으니. 부디 맨날 뚜껑 열리는 엄마를 용서해..)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35 | 7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93 | 8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1 | 8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88 | 8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4 | 8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10 | 8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4 | 9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9 | 9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9 | 9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1 | 9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22 | 9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23 | 10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11 | 10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4 | 10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9 | 10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0 | 10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1 | 10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7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2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0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16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5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8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