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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김여사님들을 존경합니다

0 개 2,086 안진희
‘헬로우~’

왠 키위가 전화와서는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다짜고짜 지금 지갑에 신용카드가 있냐고 묻는다.

‘어.. 음.. 글쎄…’신용카드는 고사하고 지갑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는 것을..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지갑을 챙기면서 신용카드가 안 보인다는 걸 인식하기는 했지만 걸핏하면 지갑을 다 뒤집어 놓는 아드님께서 어딘가 고이 모셔두셨을 거라 여기고 넘어갔었다.

‘음.. 없는거 같은데… 어떻게 알았어??’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이 있나…

누군가 내 카드를 주워서 쓰다가 걸려서 신용카드 보안팀에서 연락을 취한 것이란다.

카드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서 4일이 지나도록 카드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뭐 워낙 금액이 소액이라서 서류 작성이나 확인 절차 없이 그냥 환급처리 해 주고 새 카드도 발급해 준다니 여간 다행인 게 아니다.

지난 주에는 엄마들 모임에 나갔다가 먼저 자리를 뜨면서 지갑을 떨어뜨리고 온 적도 있었다. 옆에 있던 키위가 주워서 엄마들이 신분증을 확인하고는 집에까지 친절히 배달 해 주기 전까지 난 지갑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다. 하필 다 떨어진 지갑이 공개 되 찾고도 씁쓸한 이 기분이란..

외출하려고 차 키를 찾다 찾다 못 찾아서 결국은 나가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이젠 전혀 당혹스럽지 않다. 그 놈의 차 키는 이불 속 같은 엉뚱한 곳에서 늘 발견되는데, 이게 당최 내가 그런건지 아들이 그런건지 아무리 기억을 해 보려 해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줌마들이 맨날 했던 얘기 또 하고, ‘어제가 옛날이야’ 그걸 어찌 기억해 라고들 하면 참 이해가 안되고 답답하게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어제는 커녕 1분 전이 옛날이다.

임신해서 배둘레가 늘어나는 만큼 뇌 주름도 펴진다더니 한껏 펴졌던 나의 뇌 주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다.

운전은 또 어떤가.

스포츠카를 스틱으로 몰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칼 주차를 하며 운전의 여신으로 군림하던 내가 이제는 완전 ‘김여사’로 전락 해 있다.

카시트에 앉아 있는 아드님 물 수발하랴, 과자 수발하랴, 혹시 심기가 불편해 울기라도 하면 혼신의 힘을 다해 달래랴, 이런 저런 주변 설명까지 해주다 보면 어느새 끼어들 틈을 놓쳐 안절부절하기 일수. 나도 모르게 느려진 속도로 교통 흐름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다반사, 신호도 놓치기 일수여서 옆, 뒷 차의 눈총을 피해 앞만 열심히 보고 달려야 한다.

‘김여사’로 불리우는 세상의 모든 아줌마 운전자님들. 그분들도 원래부터 그렇게 어리버리 하지는 않았으리라. 자식 놓고 키우고 이것저것 신경 쓸게 많다 보니 머리 속이 복잡해 종합적인 상황 파악이 힘들어져 그렇게 약한 모습이 된 게 아닐까.

애를 놓아도 언제나 화장을 곱게 하고 아이는 항상 샤방샤방 깨끗함을 유지하는 패셔니스타로 입혀서 우아하게 외출을 다니겠노라 자신 있게 말하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머리가 떡져서 도저히 대책이 안 서는 3일만에야 겨우 후다닥 몸에 물 좀 축이고, 집에서 입던 옷을 그대로 걸친 채 맨 얼굴로 시내를 활보하며, 아이는 내복바람에 코에는 콧물 자국이 묻은 채로 집을 나서기도 한다.
집은 무슨 폭격이라도 맞은 듯이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돌아다니고 발 밑에 밥풀이나 과자 조각이 엉겨붙는 일이 일상이 되 버린지 오래다.

천재 소년 송유근의 아버님께서 쓰신 책에서, 아이를 키우는 어느 집이 너무나도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집을 치울 시간에 아이랑 조금 더 놀아주는 게 더 나을텐데 라고 생각하셨다는 부분을 떠올리며, ‘그래 난 우리 아들과 많이 놀아주고 있는 걸 꺼야’라며 애써 위안을 삼아 본다.

아들아, 부디 기억해주겠니. 엄마도 한 때는 깔끔하고 총명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세상의 모든 김여사님들도 자식과 남편 뒷바라지에 과거의 총기를 잃은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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