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키기와 음미하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삼키기와 음미하기

0 개 2,189 NZ코리아포스트
“자기 일은 자기가 스스로 하였으면 좋겠어요. 너무 산만해요.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벌써부터 조그만 것이 거짓말을 시작하니 정말 걱정이에요. 말이 통 안 먹혀가니 때릴 수밖에 없지요. 만화영화 볼 때나 게임할 때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얼마나 좋아. 어쩔 땐 저 아이가 내 아이인가 싶을 때가 많아요.”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한 학부모의 하소연이다. 가만히 듣고 보니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집, 우리 아이들 이야기 같은데. 엄마의 눈동자가 붉어지고 목소리가 메이는 걸 보니 꽤나 마음고생이 심했던 모양이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삼십대 중반 정도의 젊은 엄마는 말끝마다 ‘제가 교육을 잘못 시켰지요? 정말 죄책감이 들어요. 저에게 화가 나요.’ 하면서 온 몸으로 힘들어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하지만 상담을 하면서 더욱 분명한 것은 앳되게 보이기까지 한 엄마가 결과야 어쨌든 자녀를 위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였다는 것이었다. 사실 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도 우리나라 부모의 자식 사랑은 유별나다. 특히 교육열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피를 빼서라도 몸을 팔아서라도 교육을 시키겠다는 일념은 가히 올림픽 금메달감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하지 않던가? 사실 말이 교육열이지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교육열이 아니라 교육 광에 가깝다. 공부를 하는 것은 자녀인데 정작 고민은 부모가 하니 주체가 전도되는 현상이다. 공부라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과정이 필수적인 것인데 무조건적으로 공부하는 행위만 강조하니 자녀들에게 공부는 일이고 귀찮은 것이며 피하고 싶은 것이 되어 자연스레 흥미를 잃게 된다. 인간이라면 고통을 줄이거나 피하려 하는 게 본능인데 교육 광에 가까운 부모에게 걸렸으니 꼼짝달싹 할 수 없다. 공부에 관하여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한 숨이라도 쉬려고 거짓말을 했다간 감시망에 걸려 그 성능만 확인할 뿐 죄인이 되고 곧바로 ‘공부 못하는 것은 하면 되지만 부모를 속이는 자식은 자식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라’ 며 칼날을 세워 인성지도를 해대니 받아들일 수 없는 전과만 늘고 아이는 강요되는 반성에 감성만 무디어 갈 뿐이다.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것은 집안 분위기나 아이 능력상 불가능하고 결국 달려들거나 가출하거나 하는 것 뿐 인데 이것도 나이가 좀 들어 이런 저런 것을 탐색하고 경험한 뒤에나 가능한 일이니 아이들은 눈치꾼이나 공부 못하는 능력 없는 아이로 남을 수 밖 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원조가 가정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주체의식이 없이 성장하는 자녀들은 엄마가 주는 우유만 먹고 자라나는 것과 같다.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적정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음식물을 씹어 소화시키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유아기가 지났으면서도 음식물을 씹지 않고 삼키니 소화불량에 걸리게 되고 다양한 병의 원인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한 사람들은 나와 남을 잘 구별 못하는 경계혼란을 경험하기 쉽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망각하여 피상적이고 단발 적 이며 판에 박힌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행동은 흔히 조급하고 게으르며 인내력이 없다. 한번도 천천히 씹으면서 음미하면서 자기 것으로 소화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소화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그냥 ‘삼키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씹을 것인지 삼킬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아 항상 불안하기 때문에 깊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남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우리에게 토론 문화가 없으며, 비판은 잘하나 대안이 없고, 조급증에 걸려 있다는 식의 표현들이 자기 비하 적이라고 일축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느낌이다. 콜라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차마져 마셔버리려 하는 우리의 유아기적 습성을 떼기 위해서는 우리 자녀들에게 빨리라는 이름으로 벌컥 삼키게 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화가 잘되도록 천천히 깨물고 맛을 음미하는 교육이 일상생활에서부터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51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9 | 4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6 | 4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53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71 | 10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2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30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23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1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6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6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7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5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5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9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