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Art Of Korea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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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Art Of Korea를 꿈꾸며

1 2,400 KoreaTimes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삼성이 지난 3일 아오테아 컨벤션 센터에서 쇼케이스 행사를 가졌다. 이 날 슬로건은 장인(匠人) 정신을 강조한 'Art of Sam Sung'이었다. 제품 하나 하나마다 장인의 정성과 혼을 불어 넣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뉴질랜드 전자상에 진열된 대한민국 브랜드는 확실히 빛나고 탐이 난다. 요모조모 따져 보아도 디자인이나 기능, 가격 면에서 일본제보다 점수가 높게 나온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일까?

  파이낸셜 타임즈는 4월,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순위를 발표하였다. 1위는 구글이 차지했고, 전년도 1위였던 마이크로 소프트는 3위, 삼성은 44위, 소니는 55위, 모토롤라가 60위에 올랐다. 우리 기업의 대단한 약진이다. 내 개인의 소비행태만 보아도 한국의 3대 기업인 삼성, LG,현대 등의 제품을 구입했거나 구입할 계획에 있다.

  실제로 나는 지난 해 삼성 냉장고를 구입했다. 광고 전단지를 면밀히 살피면서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애국심은 5%쯤 작용했다. 그리고 사용하면서 두고두고 잘 샀다는 생각을 했다.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었고, 냉장고가 가져야 할 덕목을 모두 갖추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다른 나라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한국 제품들은 세계 시장에서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발표(5월14일)에 따르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높으나 선호도는 낮았다(미, 중, 유럽, 일본 등 대도시 성인남녀 2809명 대상). 한국을 기준치 100으로 했을 때, 독일은 155, 일본148.7, 미국148.6, 중국71.2라는 것.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50포인트나 앞선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브랜드는 모국을 등에 업고 커나가야 한다. 그런데 모국의 이미지가 합리성도 도덕성도 결여된 정쟁(政爭)과 모순과 권모술수만 난무하는 곳이라면, 우리 기업의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경우 제품에는 브랜드 이름만 있을 뿐, 'Made In 000'는 슬쩍 감추게 된다. 나라 이름을 내세워 오히려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아무리 둘러봐도 어느 나라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품들이 (대한민국 제품을 비롯해) 뉴질랜드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국가의 이미지가 소비자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은 21세기 들어오면서 점점 자명해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방부 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현 하버드대 석좌 교수인 정치학자 조셉 나이(Joseph S. Nye)는 국가의 힘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군사력, 경제력과 같은 Hard Power와 국가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통해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키우는 Soft Power가 그것이다.

  Soft Power가 커지려면 합리적 사고가 바탕이 된 정치적 도덕적 가치에서 나오는 힘이 커야 한다. 문화, 정치, 외교 정책 등에 따른 국가 이미지가 상품 구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 특히 21세기 소비자는 브랜드 네임에서 느껴지는 감성적인 힘에 의해 상품 구매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류의 주역이었던 '겨울연가'는 2조 3천억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 '대장금'의 히트로 동남아 일대에서 한국 음식은 물론, 한국 상품 구매 욕구가 상승된 것은 우리의 Soft Power가 커진 좋은 사례다. 그러나 한류에 매료된 동남아의 국민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한때 일본의 식민지였고, 전쟁을 했던 나라고, 남과 북이 나뉘어져 있고, 핵의 위험이 코 앞에 닥친 나라 정도? 뉴질랜드에 사는 인도 사람이 자기네 나라는 영국 식민지였다고 자부심을 느끼며, 일본 식민지였던 우리네 앞에서 으쓱했다는 일화는 또 얼마나 쓴 웃음이 나오는지. 남 탓할 일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정부나 외교 담당 부서, 언론, 해외 공관, 우리 이민자들이 모두 함께 반성해야 한다. 좋은 이미지의 한국 알리기에 얼마만큼 힘썼는지. 반대로 충격적인 사건은 세계 만방에 적나라하게(외교적 노력 없이) 알려져 나쁜 기억으로 남고 그것이 고스란히 대한민국 상품에 대한 비호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기업의 제품은 물질 이상의 것이다. 국민의 땀과 노력, 에너지가 응축된 시대 정신의 산물이다. 거기에 조국의 좋은 이미지가 후광처럼 드리워져 소비자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나의 사랑하는 조국의 정치인들은 무얼하고 있는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야말로 진흙 밭에 뒹구는 개들처럼 사나운 몰골로 서로를 흠집내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X파일이 등장해 폭로하고 반박하면서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 않은가.

  조국의 정치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혼과 정성을 쏟아 붓는 날은 언제일까? 예술처럼 멋있고 감동적이고 삶의 가치를 높여 주는 정치판은 그 언제일까? 그런 정치 풍토 속에서 명품처럼 빛나는 대통령이 나와서, 복지 국가를 이루고, 주변국가를 잘 아우르면서 성공적인 통일을 이루고, 우리 기업 제품은 세계 각국에서 최고의 선호도를 자랑하며 팔려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참으로 아득한 꿈을 꾸어 본다.
쌔엠
361번에서 갑지 정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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