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 가봐야 금강산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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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에 가봐야 금강산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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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이와 공 모름이는 친구 사이인데 한 아름이는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해서 다방면에 걸쳐 아는 것이 많았으나 공 모름이는 놀기를 좋아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다.

어느 날 오랜만에 둘이 만나 그 동안의 회포를 풀면서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금강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마침 한 아름이는 금강산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고 화보집(畵報集)이나 TV, VTR도 보고 금강산에 다녀온 사람을 찾아 다니며 이야기도 듣고 하여 금강산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았다. 한 아름이는 공 모름이에게 금강산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 해 주었다.

한 아름이가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금강산에 다녀 온 사람을 만나서 금강산 이야기를 들었다 해도 금강산을 제대로 알 지는 못할 것이다. 금강산에 가야 느낄 수 있는 천하 비경(秘境)의 아름다움과 분위기, 살랑살랑 볼을 스치는 바람결, 언뜻언뜻 바람에 실려 오는 들꽃의 향기, 울창한 숲 속 나무 가지 사이로 내 비치는 한 줄기 영롱한 햇살, 정적(靜寂)을 깨뜨리는 이름 모를 산새의 울음소리, 계곡을 휘돌아 흐르는 물 소리 - 그 느낌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한 아름이가 자기도 제대로 모르는 것을 공 모름이에게 억만 마디 말로 설명한들 공 모름이에게는 금강산의 바른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아마 엉뚱한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알음알이 지식(知識)만 가지고는 가슴에 와 닿는 실감나는 이야기를 전할 수도 없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름이와 공 모름이는 휴가를 얻어 금강산에 가보기로 하였다.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금강산에 올라 금강산의 비경을 두루 구경하고 돌아와서 얼마 지난 뒤 어느 날 찻집에서 우연히 한 아름이와 공 모름이가 만났다.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금강산 다녀온 감회에 젖어 한 아름이 “비로봉…” 하고 말을 꺼내자마자 공 모름이 “아, 비로봉 오른 쪽 저 멀리 보이는 바위가 기가 막히게 좋았지” 하고 말을 받았다. 금강산을 다녀온 두 사람에게는 이제 설명이 필요 없게 되었다.

세상에는 성현이 남긴 말씀에 관한 연구서(硏究書)도 많고 해설서(解說書)도 많다. 왜 이렇게 많을까? 성현이 남긴 말씀은 간단명료한데 후일 나온 책들은 어찌하여 양(量)도 많고 복잡할까? 남긴 말씀은 하나인데 왜 여러 가지로 다른 해석이 나올까? 그러한 책들을 읽어도 읽어도, 좀 안다는 사람의 말을 듣고 또 들어도 목마름이 해갈(解渴)되지 않는 것은, 그리고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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