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와 매미와 나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하루살이와 매미와 나비

0 개 5,786 NZ코리아포스트
"세상에는 낮 밖에 없어.”하고 하루살이가 말하자 나무 위에서 노래하고 있던 매미가 말했다. “아니야, 세상에는 일곱 낮과 일곱 밤이 있어. 그리고 무더운 여름이 있지.” 맛있는 꿀을 따기 위해 이리저리 꽃을 찾아 날아다니던 나비가 마침 그 곳을 지나가다가 하루살이와 매미가 주고 받는 말을 듣고는 “너희들은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구나. 세상에는 수많은 낮과 밤이 있고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이 있단다.”하고 말했다.

하루살이는 3시간을 살기 때문에 하루를 다 알지 못한다. 매미는 오랜 세월을 땅 속에서 지내다가 여름에 땅 위로 나와 7일을 살다 죽기 때문에 여름 한 철 밖에 모른다. 나비는 봄 나비, 여름나비, 가을나비가 있어 봄, 여름, 가을을 알지만 겨울은 알지 못한다. 매미가 볼 때 하루살이는 무지(無知)하고, 나비입장에서는 하루살이와 매미 둘 다 아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각각 자기가 안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 입장에서 보기 때문이다. 사람 입장에서 보면 나비 또한 무지 (無知)하다.

그리고 하루살이, 매미, 나비 셋 다 일부만 알고 전체를 알고 있지는 못하다. 전체를 알아야 아는 것이지 전체의 일부분만 아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비는 하루살이와 매미에 비해 더 많이 아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하루살이도, 매미도, 나비도, 어느 누구도 자기가 아는 것이 전부인 줄 안다.

어느 성현(聖賢)이 말하기를 사람이 아는 것은 바닷가 백사장에 있는 수많은 모래의 한 알만큼도 안 된다고 하였다. 사실 사람이 아는 것은 자기가 살아온 세월 동안의 관념으로 경험하고 지득(知得)한 것 밖에 모른다.

그 세월, 그 관념을 넘어서는 것은 알 도리가 없다. 10만년이나 되는 긴 주기(週期)로 일어나는 현상이 있다면 그것을 사람이 알 수 있겠는가. 또 무한한 우주에는 수많은 천체가 있지만 인간이 보고 아는 것은 먼지 한 알갱이만큼도 되지 않고, 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 중에 인간이 경험한 것은 아주 미미하다. 전지(全知)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아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아는 것이 없다는 것조차 잘 모른다. 또한 사람은 사상(事象 – 존재하는 사물과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자기의 관념으로 사상을 보기 때문이다. 자기의 관념이 푸르면 세상이 푸르게 보이고 붉으면 붉게 보일 것이다. 실제 있는 세상은 푸르지도 붉지도 않다.

푸른 세상, 붉은 세상은 없다. 따라서 인간이 보고 아는 세상은 실상(實像)이 아닌 허상(虛像)이다. 허상은 없는 것이기에 인간이 보고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알아야 아는 것이지 없는 허상을 아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거짓일 뿐이다. 그런데도 인간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 속(관념)에 갇혀서 자기 중심적으로 보니까 자기가 아는 것(虛像)이 옳은 것(實像)인 줄 알고 또 많이 알고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착각에서 깨어나려면 자기가 갇혀 있는 좁은 관념을 깨고 그것을 벗어나면 될 것이다. 과연 사람이 자기의 관념을 벗어날 수 있을까?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01 | 4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79 | 5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71 | 6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76 | 6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1 | 6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492 | 6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0 | 6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5 | 6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5 | 6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54 | 7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06 | 7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07 | 7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147 | 7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99 | 7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3 | 7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6 | 7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03 | 7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02 | 9일전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76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0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41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3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5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