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불나방

0 개 2,603 코리아포스트
불나방 마을에서 마을 지도자를 뽑기로 하였는데 세 명의 불나방이 후보로 나섰다.

첫 번째 후보는 주택정책을 들고 나왔다. '우리 불나방은 약하기 때문에 다른 곤충이나 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잡아 먹히기도 한다. 그리고 한낮에는 무더위로 고생하고 밤에는 추위에 시달리고 있으며 비바람이 부는 날이면 피할 곳이 없어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오들오들 떨 수 밖에 없다. 내가 지도자가 되면 적에게 들키지 않고 숨기 좋은 곳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

두 번째 후보는 '조상대대로 굶주리며 살았는데 풍족하게 먹으면서 잘 살게 하겠다'고 공약하였다.

세 번째 후보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 '우리가 왜 불나방인가? 예로부터 조상대대로 불을 좋아해서 그렇게 불리지 않은가. 우리의 정체성은 불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내가 지도자가 되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우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마을 곳곳에 만들어 누구나 쉽게 가까이 할 수 있게 하겠다. 그리하여 우리의 정체성을 지킴으로써 자부심을 가지고 불나방답게 살수 있도록 하겠다.'

불나방들이 투표를 하고 개표를 한 결과 세 번째 후보가 당선되었다. 마을 곳곳에 불 터를 만들고 마을 한가운데 광장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우며 영원히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불을 만들었다. 이윽고 공사가 다 끝나고 점등이 되자 마을 전체가 마치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 모두들 환호하며 지도자를 잘 뽑았다고 좋아하였다.

'이제 우리는 곤충세계에서 떳떳이 가슴 펴고 살게 되었다'고 뽐내며 흐뭇해 하였다. 며칠 밤을 새며 잔치판이 벌어지고 불이 있는 곳마다 모여서 춤추고 노래하였다. 밤새도록 놀다가 지쳐서 아무 곳에서나 쓰러져 정신 없이 잠에 곯아떨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주변에 있는 불나방들이 하나 둘 어디론가 사라졌다. 처음에는 잘 몰랐으나 없어진 불나방이 점점 많아지면서 마을 이곳 저곳에서 불나방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하룻밤 자고 나면 온 동네에서 '남편이 없어졌다' '우리 아이가 안 보인다' '친구가 사라졌다' 하는 소리가 매일 들려 왔다.

그 원인을 알 수 없었으나 여러 사례들을 종합해 본 결과 불에 타 죽었다고 결론지었다. 불나방들은 탐욕에 눈이 멀어서 달콤한 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만 보면 날아가 주위를 돌다가 불에 다가가서 타 죽고 말았다. 살아남은 불나방들은 친구들이 불에 타 죽은 줄 알면서도 불을 보면 날아갔다. 마을 대표를 잘못 뽑았다고 후회하면서도 불 주위를 맴돌았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78 | 13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3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0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9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9 | 10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0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4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3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8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2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7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26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8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4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6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3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