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 두 그루 참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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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두 그루 참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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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집 뒤 야트막한 야산에 참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양지바르고 기름진 땅에서 곧고 튼튼하게 자랐다. 아침에 산책 나온 집 주인이 나무등걸을 쓰다듬으며“ 그 놈 잘 자랐다. 나중에 좋은 재목으로 써야겠다.”하고 말할 때마다 뽐내며 재목으로 쓰일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또 한 그루는 척박한 땅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여 구불구불하고 키도 작았다. 척박한 땅에서 자라게 된 신세를 한탄도 하고 주인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속상하고 서운했지만 참나무는 체념하고 지냈다.

  어느 날 집을 개축(改築)하게 되었는데 지붕을 받칠 새 기둥이 필요하였다. 주인은 야산에 올라가 평소 눈 여겨 보아두었던 곧게 잘 자란 참나무를 잘라서 기둥으로 썼다. 참나무는 기둥이 되어 주인 집을 받치고 있다는 자부심에 흐뭇해 했다.

  세월이 흘러 그 동안 살던 집이 너무 낡아 헐어버리고 새 집을 짓게 되었다. 주인은 헌 집을 받치고 있던 기둥을 모조리 잘라서 땔감으로 썼다. 그리고 새 집에 걸맞게 가구도 모두 새로 들여 놓았다. 어느 날 뒷산에 산책 나온 주인이 키가 작고 비틀어진 참나무를 발견하였다. 주인은“아, 이렇게 멋진 나무가 있는 줄 몰랐구나. 마침 응접실에 놓을 탁자가 필요하던 터에 잘 되었다.”고 하면서 다음날 바로 목공을 시켜 탁자를 만들게 하였다. 탁자가 완성되자 주인은 탁자를 응접실 한 가운데 손님맞이 하는 곳에 두었다. 주인은 손님이 올 때마다 구불구불 자연미(自然美)가 살아 있는 탁자를 자랑하였고 그 때마다 탁자가 된 참나무는 행복해 하였다.

  두 그루의 참나무가 그 때 그 곳에 있었던 것은 참나무의 선택이 아니었다. 참나무의 씨앗(도토리)이 그 때의 상황조건에 따라 하나는 기름진 땅에, 또 하나는 척박한 땅에 떨어져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적(最適)의 삶을 살았을 뿐이다. 척박한 땅을 탓하고 신세 한탄할 일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참나무를 쓰느냐 마느냐, 또 어떤 용도로 쓰느냐 하는 것도 참나무가 선택할 일이 아니고 주인의 마음에 달린 일이다.

  지금 당장 불쏘시개가 필요한데 마땅한 나무가 없으면 주인은 기둥으로 쓸 나무를 도끼로 찍어서 불쏘시개로 쓰고, 기둥이 필요한데 마땅한 나무가 없으면 불쏘시개 감 밖에 안 되는 나무라도 기둥으로 쓸 것이다. 바라던 대로 쓰였다고 해서 흐뭇해 하고 쓰이지 못했다고 서운해 할 일이 아니다. 되고 안 되고는 자기가 선택할 일이 아닌데도 이렇게 되면 잘 된 것이고 저렇게 되면 잘못 된 것이다 분별하고 기대하는 마음(가짐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흐뭇해 하기도 하고 서운해 하기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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