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길 떠나 온 사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361] 길 떠나 온 사연

0 개 1,751 KoreaTimes
  그 부모한테 태어난 사연도 지금 이곳에 오기 위함이었습니다. 오줌 싸고 동 쌌던 것도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옛날 옛날에…’ 이야기 듣던 것도, 엄마 등에 업혀 토닥토닥 자장가 듣던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함이었습니다. 걷다가 놀다가 넘어져 무릎 깨져 피 흘린 것도 어린 시절 동네 아이와 싸우다가 얼굴 할퀴어 아파했던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름 모를 새를 좇아 숲 속을 헤집고 다닌 것도, 아슬아슬 절벽 위에 곱게 피어 있는 꽃을 꺾으려다 굴러 떨어져 죽을 뻔한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갑순이와 오순도순 엄마 아빠 하자며 소꿉놀이 한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소 똥을 밟아 미끄러진 것도, 벌에 쏘여 눈두덩이 퉁퉁 부었던 것도, 여름 밤에 모기에 물어 뜯겼던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고, 풍뎅이를 잡아 목을 잡아 비틀어 눕혀 놓고 발버둥치는 것을 재미있어 했던 것도, 개미굴 옆에 앉아서 재미 삼아 개미를 죽였던 것도 모두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웃 동네 갑순이가 보고 싶어 가슴 설레고 길을 가다 마주치면 얼굴 붉힌 사연도, 어른이라도 된 것처럼 점잔도 빼고 어른 흉내를 내기도 했던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고 세상을 알고 사람을 알아보겠다고 신화다 철학이다 천문지리를 기웃거리고 한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성현을 흉내 내어 깨달아 보겠다고 명상도 해보고 신앙도 가져 보고 수행도 해보고 한 것은 지금 이 곳에 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가져 기른 것도, 부부싸움을 한 것도 지금 이 곳에 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겠다고 술 한잔 마시고 넋두리를 하고 친구를 만나 차 한잔 한 것도 지금 이 곳에 있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해 받은 것도, 음해(陰害)받은 것도,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는 길 길목마다 마주친 선택의 갈림길에서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였던 것도 또 선택하고 한참 지난 뒤에 잘못 선택했다고 후회한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벼락이 내려쳐서 서낭당 큰 나무 밑둥치가 부러지고 뒷산 큰 바위가 쩍 갈라진 것도, 휘몰아치는 폭풍에 집 내려앉고 논밭 떠내려 간 것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슬픔도 기쁨도, 미움도 고움도, 행복도 불행도, 억울함도 서러움도, 그리움도 허무함도, 안타까움도 서운함도 온갖 사연사연 모두가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오고 보면 올 것도 없는 길을 참으로 멀리 왔습니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508 | 2일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9 | 2일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75 | 2일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96 | 2일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8 | 2일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38 | 2일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3 | 2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4 | 2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8 | 2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91 | 3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9 | 3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5 | 3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9 | 3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4 | 3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5 | 3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2 | 3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35 | 3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811 | 6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77 | 8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1,008 | 2026.03.16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40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6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20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83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4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