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어머님의 뉴질랜드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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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어머님의 뉴질랜드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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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 며느리가 시어머니 모시자니 등에 땀띠가 다 납니다..하하하..
처음 적응 하는데 한달..익숙해져 편해 지는데 한달….
그리고 이제 남은 한달..

그 동안의 이 며느리의 행각을 찬찬히 짚어보니,
이 몹쓸 며느리가 처음에는 고기반찬을 종류 별로 번갈아 가며 상을 차리더니 이젠 어머님이 된장 찌개 언제 끓여 주실랑가 하고 은근히 기다립니다..
첨엔 신랑이 미운 짓하면 조용한 곳으로 살짝 끌고 가 좋게 좋게 타일렀는데 이제는 대놓고 어머님께 흉을 봅니다.. “어머님! 오빠가요 어쩌구 저쩌구…”
게다가 전에는 일주일에 한번 돌리는 빨래가 귀찮아서 왠만하면 신랑은 이틀씩 입게 했는데 요즘은 하루가 무섭게 빨래통을 그득 채웁니다..
다음날이면 침대 위에 고스란히 비누 향 풍기며 반듯하게 게어진 나타난 옷들이 어찌나 흐믓한지…

그런데 어머니의 하루를 생각해 보자니 감옥살이가 따로 없겠습니다.
누구네 집에 놀러 갔더니 그 집 주변에는 한국 가게도 있고 지나가다 간혹 한국 사람도 만난다는데 이놈의 동네에는 도무지 거리에 한국 사람은 커녕 이 나라 사람도 보기 힘이 듭니다. 그저 얼굴이 노랗고 머리가 까만 사람만 지나가면 일본 사람인지 중국 사람인지 여튼 반갑기 부터 하시니 얼마나 사람구경이 힘든 곳인지..
티비를 봐도 쏼라쏼라~~ 그래도 그나마 재밌는 프로를 보고 있자면 며느리는 자꾸 집에만 오면 채널을 돌립니다..자기는 그건 영어가 아니라 못알아 듣겠다고…
당신은 그게 영언지 뭔지 여튼 한국 말은 아닌게 확실한데.. 무슨 마오리 말이라나..

아들 며느리 아침에 후닥닥 전쟁 치르고 나가서는 해가 져야 겨우 들어 오는데 밖에서는 또 어떤 전쟁을 치렀는지 녹초가 되어 온 그들에게 놀아 달라는 말(?) 도 못하고 그저 어서 들어가 쉬라고만 하십니다.
그나마 집안 일이라도 하면 시간이 빨리 가는 거 같고 우두커니 앉아 시계바늘을 보고 있자면 세상 시간이라는 거 그리 느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어제는 드디어 외국인과 대화를 하셨답니다…
운동을 하던 어떤 키위가 어머니께 “ 하이~” 하길레 어머님도 손을 번적 들어 “ 하이~” 하고 인사를 하셨다지 뭡니까..
그 후론 이제 옆집 부부를 만나도 하이 아랫집 아이들을 만나도 하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어머니 인사에 큭큭 웃음이 납니다.
막내 아들이 신이나서 어머님께 일장 영어 강의에 들어 갑니다.
“ 엄마 미안하면 쏘리~ 감사하면 땡큐~ 싫으면 노! 좋으면 예쓰~”
신나라 따라 하시는 어머님, 셋째 아주버님게서 뉴질랜드 계시는 동안 영어 좀 많이 배워 오라고 하셨다더니 이러다 우리 시어머니 나이 80에 프리토킹 하시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있습니다.. 무지하게 길 것만 같았던 3개월인데..이제 한달 도 남지 않았습니다..남은 날들은 어떻게 채워 드려야 할지 이제 레퍼토리도 다 떨어져 가는데 걱정 입니다. 그래도 가시는 날까지 맘 편히 잘 드시고 잘 쉬시고 하셨으면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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