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예쁜 이웃…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4] 예쁜 이웃…

0 개 3,325 코리아타임즈
탐이 이사를 갔다.
탐은 우리 아파트 아랫층에 사는 중국인 가족의 여섯살 난 둘째 아들이다.
위로 누나가 아래로 남 동생이 있는데 내게는 탐이라는 이름 밖에는 남지 않았다.

늘 시끌 벅쩍 했던 아랫집이 훵하니 비고 나니 온 건물 사람이 다 이사라도 가버린 것처럼 집으로 들어 설때 마다 쓸쓸 한 느낌이 든다.

탐은 빡빡 깍아 놓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개구장이 소년이다. 온 종일 집에 있다 보면 시간에 맞춰 탐의 고함 소리와 웃는 소리 야단 맞는 소리 우는 소리가 쉴새 없이 들려 왔다.

남편은 유난히 탐을 귀여워 했다.
시장을 보고 들어오자면 탐이 자기집 거실 창에서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 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남편은 초코렛이나 애들 간식 거리 같은게 있으면 탐에게 주었다.
주말 아침이면 탐은 아래층에서 헬로우! 헬로우! 하고 수십번 우리를 불러 대다가도 남편이 얼굴을 내밀면 수줍어 집안으로 달아났다.
가끔 재미 삼아 윗층에서 탐에게 받으라고 간식이나 장난감이라도 던져 주면 알밤을 주어가는 다람 쥐처럼 냉큼 집어서는 집으로 쏙 들어 갔다. 그러다  한참 만에야 나타나 헬로우! 헬로우 하고 크게 우리를 불러 놓고선 정작 고맙다는 땡큐는 개미 목소리로 하고 만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우리는 탐 목소리만 들려도 웃음이 났다.

탐은 엄마에게 가장 많이 혼이 나는 아이 이기도 했다. 동생 기저기를 갈려고 엄마가 준비 하고 있을라면 엄마 몰래 기저기를 집어다가 마당 구석에 버리고 오기는 일쑤라니 탐 엄마에겐 웃어 넘길 일은 아닌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탐집을 통해 담을 넘어야 하는 일이 벌어 졌다..
현관문 앞에서 쓰레기를 정리 하다가 그만 문이 안에서 잠겨 버린 것이다.
탐 엄마의 배려로 남편과 통화를 여러번 시도 했는데 전화가 되지 않고 남편이 퇴근 하려면 한참이나 남아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철사를 구해서 손잡이를 쑤셔 보고 엄한 문을 두드려 보기도 하다가 결국 나는 창을 넘기로 하였다.
우리집 안반 창과 나란히 있어서 내가 우리집 창에 손만 닿으면 될 일이었다. 탐 엄마와 함게 커다란 식탁을 들어다 그집 안방 창쪽에 대었다.
실내화를 벗어 던지고 아주 미안한 마음으로 그집 식탁에 발을 올렸다. 그러나 내 키로는 어림도 없었다.
탐과 아이들은 재밌어라 나를 뚫어 지게 보았다. 탐 엄마는 기다란 쓰레기 통을 끌고 왔다.
간신히 쓰레기 통을 식탁위에 올리고 그 위로 올라 섰는데도 창을 넘기는 어려웠다. 조금만 ..더 높았더라면 ..하고 아래를 내려 보니 탐이 앉아 있는 어린이용 플라스틱 의자가 보였다. 탐이 내어준 의자를 다시 또 쓰레기 통 위에 올리고는 조심스럽게 그 위를 밟았다. 탐 엄마가 나보다 더 불안한지 조심하라고 여러번 당부를 하고 아이들은 서커스라도 구경하듯 흥미 진진해 보였다.
관중을 실망 시킬 수 없어 끄응~~하고 있는 힘을 주자 결국 안방 창으로 들어 올수가 있었다..밖의 환호와 박수 소리에 승리의 미소를 지어 주고는 아래 저질러놓은 상황을 치우러 부랴 부랴 맨발로 뛰어 나가는데 그만 탐과 문앞에서 부딪혔다.
그 꼬마 이웃은 내가 벗어 놓은 실내화를 전해 주려고 열심히 달려 온 것이 었다..

그 뒤로도 여전히 탐의 목소리는 지루하지 않게 들렸다.
그러던 어느날 오전 커다란 트럭이 건물로 들어 섰고.. 아랫집은 이사를 갔다..
탐 집이 이사를 가고 난 뒤 탐이 늘 얼굴을 내밀던 그집 창에는 sale 이라는 글자만 크게 붙었다. 훵한 창으로 집안을 들여다 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아래층 마당을 내려다 보아도 조용한데 자꾸만 탐이 뛰어 다는는 것 같아 허전 하다..

“ 아랫 집에 아이들이 있어 참 좋았는데…누가 이사를 올려나..”
“ 글쎄…애들 있는 집이었으면 좋겠다…그치?”

나는 오늘도 지나는 길이면 벌써 한 달째 텅 비어 있는 아랫층 창에 얼굴을 대고
탐 만큼 마음이 예쁜 이웃이 어서 들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490 | 3일전
Consultation on Acti…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75 | 4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61 | 5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72 | 5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28 | 5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479 | 5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0 | 5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23 | 5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2 | 5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49 | 6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489 | 6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00 | 6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145 | 6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97 | 6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12 | 6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2 | 6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01 | 6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298 | 8일전
출처: https://www.isto…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73 | 9일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1 | 9일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9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33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1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2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4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