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의 맑은 차 한 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조주의 맑은 차 한 잔!

0 개 3,876 NZ코리아포스트
조주선사는 중국 당나라 때 스님으로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남전보원선사를 스승으로 40여 년간 도를 배우며 스님을 보좌 했다.

도를 배우고 스승이 입적하신 후 그의 나이 60이 되어 전국을 순례하기 위해 산문을 나설 때 이런 말씀을 하신다.

“일곱 살 먹은 아이라도 나 보다 나은 자는 내가 그에게 물을 것이요. 백 살 먹은 노인이라도 나보다 못한 자는 내가 그를 가르치리라”

그는 나이 80이 되어 순례를 마치고 고향 근방의 관음원에서 청빈하게 살았다.

스님은 풍로에 숯불을 피우며 부체를 사용 했는데 얼마나 열심히 했던지 그 재가 머리에 하얗게 쌓이도록 차(茶)를 달였다. 차와 함께 그곳에서 살면서 수행자들을 지도하였는데 120살에 입적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님을 오래 사신 고승이라는 별칭으로‘조주고불(趙州古佛)’이라고 칭송 하였다. 오랫동안 장수하신 원인은 청빈의 안락함과 차를 즐겨 마신 덕이라고도 한다.

어느 날 어떤 학자가 조주스님을 찾아왔다. 그는 철학과 사상가로서 학문이 높았으며 동시에 많은 의문을 갖고 있었다. 그는 산을 올라온 탓으로 땀에 젖어 지쳐 보였다. 조주선사는 그를 영접하기 위해 차를 준비 하면서 어느 때와는 달리 차를 찻잔에 부어 건네지 않고, 빈 찻잔과 차받침을 그에게 먼저 건네주었다.

그리고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차가 잔에 넘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따랐다.

이젠 조금만 더 따라도 잔이 넘칠 판이었다. 학자는 당황하면서도 잔이 넘치고 받침 접시가 가득 찰 때까지 있었지만 스님은 계속 차를 따르고 있었다. 학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만 하십시요! 무엇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까? 이제 한 방울도 더 담을 수가 없습니다.”

조주선사가 말 하기를 “그대의 마음에 대해서도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는가? 그대 안에는 한 방울의 차라도 담을 빈 공간이 있는가? 그대는 온갖 사상으로 가득 찼다. 수많은 질문과 대답들! 그대는 너무 많은 책을 읽었다. 그리고 깨달음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한다. 이 차는 상징일 뿐이다. 나는 그대가 나에게 질문을 하기 전에 내 입장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그대는 비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안한 일이지만 나는 대답할 수 없다. 그대에게 나의 대답을 받아들일 공간이 없다. 가득 차 있는데 새로운 것을 담는다는 것은 넘쳐흐르는 차와 같아서 담을 수 없는 거와 같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고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한다. 그러면서 나누고 베풀려고 하는 마음은 상대적으로 인색하다. 댐에 물을 저장하고 그 수량이 가득차면 수문을 열어 방류해야 댐이 무너지지 않듯이 인간도 자신의 수용 한계가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교만하고 이기적으로 소유만 하려고 하다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당한다. 자신을 낮추고 남을 존중하면서 유익한 처신을 할 때 사회가 아름다워 지고 인간관계가 향기로워 진다.

조주선사는 그의 지도 방법론에 한 잔의 차를 이용했다.

선사는 지금도 ‘차 한 잔 들게나’의 끽다거(喫茶去)라고 외치는 듯하다.

한 잔의 차는 각성을 의미 한다. 자신을 일 깨우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차도 좋은 문화이다. 자신의 공간에 차와 진리가 있다면 얼마나 넉넉한가? 추사 김정희는 일찍이 다로경권실(茶爐經卷室: 차가 있고 진리가 있는 집)이라고 일필휘지해서 사람들을 일 깨웠다.

기호음료로 맛을 즐기며 가볍게 담소하며 마시기도 하고, 때론 홀로 생각을 이끌며 자신의 존재를 느끼며 마시기도 한다.

조주의 차는 진리를 전하고 있다. 상대적이고 차별적인 생각을 넘어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고 전부를 수용하여 사랑과 자비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조주의 차(조주지청다:趙州之淸茶)는 단순한 조크가 아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154 | 8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89 | 8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76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73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4 | 10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 더보기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1 | 10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9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2 | 10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4 | 10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8 | 2025.11.26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7 | 2025.11.26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2025.11.26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6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9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8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4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20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33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3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50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8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