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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1/2006. 14:02 KoreaTimes ()
정석현의 편한 골프
몇주전 필자는 현재 한국에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소속되어 있는 학생을 레슨 해달라는 부탁 을 받았다. 속으로 기대도 하고 특히 현지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겠구나 해서 많은 준비를 했다.
먼저 비디오에 학생의 스윙을 찍은 후 같이 분석하기 시작했지만 정말 기대에 못 미칠 정도의 스윙이었다. 그래서 함께 온 부모에게 여쭤보니, 자신의 딸이 왜 이렇게 스윙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너무 빡빡한 시합 일정, 정말 알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객관적인,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하나 하나 고쳐 나갔다. 시간이 흐르고 필자에게 무엇인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정말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학생들을 모아 놓고 이 학생의 스윙을 모니터 하기 시작했다. 한 명 한 명 좋은점과 나쁜점, 기대 후의 실망 등 하지만 이 학생이 국가대표라는 사실을 얘기한 뒤 학생들은 아주 놀라는 표정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기술면으로 우리 몇몇 학생들이 더 뛰어 날 수 있다.
그 다음 터져 나오는 질문들 “프로님! 백스윙이 저렇게 쳐져 있는데, 다운스윙시 허리가 먼저 빠지는데 ” 등등 학생들도 어느 정도 공을 치는 학생이라 스윙의 기본에 대해서는 잘알고 있다. 모든 질문과 의문점들이 오고 간 후 필자는 어떻게 이 학생이 국가대표가 되었을까 하는 것을 우리 학생들에게 설명해주었다.
먼저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멘탈 게임'이란 말 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5%는 스윙 즉 기술 부분이고 95% 정도는 멘탈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코스에서의 위기대처 방법, 보기 후에 버디, 버디 후의 연속 버디 행진, 어떤가 우리 아마들은 버디 후 꼭 버디값을 하네 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버디 후 자신을 잘못 다룬다는 것이다. 매홀 매홀 각자 다른 경기에 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하는데 아마추어들은 전 홀의 스코어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둘째로 자신의 스윙을 얼마나 믿느냐 믿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다. 라운드를 할 때 자신의 볼이 어디쯤 갈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이것이 곳 믿음으로 이어져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라운드중 우리는 자신의 스윙에 대한 생각을 몇 번이나 하는가, 정말 옆에서 보아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당연히 볼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날라 갈 것이다. 조금 다르게 날아 갔다 해도 다음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조금의 미스라고 웃음으로 넘기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AIMING이다. 우리가 연습장에서 연습 할 때는 매트의 모양에 의존하면서 연습한다. 즉 타켓과 기찻길 모양으로 서서 연습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공을 연습한 뒤 라운드에서는 정작 다르게 AIMING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곧 샷의 불안함과 연습장에서 느끼지 못했던 어드레스의 느낌, 그러면서 우리가 연습장에서 연습한 스윙은 찾아 볼 수가 없어진다. 이것이 반복되면 어느새 자신의 스윙을 잊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위의 세 가지를 학생들에게 설명해주었다. 공을 잘치는 선수는 어딘가 보통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게 마련이다. 필자는 이 학생의 레슨을 통해 역시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 즉 스코어가 그 날의 컨디션을 말해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우리는 가끔 주위의 프로들과 라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국과는 달리 많은 부담없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데 이때 우리가 제일 중점적으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위기 대처방법이다.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한 번 유심히 관찰해 보도록 권한다.
다음은 스윙을 할 때 리듬과 타이밍이다. 항상 흐트러짐 없는 리듬, 우리 아마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매너이다. 혹 같이 라운드하는 프로가 매너나 예절에 대해 충고할 때 기분 상해 하지 말고 한가지라도 배운다는 입장으로 라운드에 임하자.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말이다.
짧은 몇 주간의 시간이었지만 한국에서 온 국가대표 상비군 수현양, 다음 시즌에는 좀더 좋은 성적으로 한 국을 빛내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