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후생법’(動物厚生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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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후생법’(動物厚生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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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현지 사회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교민으로 살아가는데에는 여러 가지 고충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필자가 이 칼럼을 통해 여러 번 언급한 어려움이 있는데, 바로 영어 단어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한글 단어가 없을 때이다.

뉴질랜드의 기간 산업은 농업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낙농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은데, 낙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두루뭉실하게 dairy farmer라 지칭한다.  Farmer하면 농부가 떠오르는데, dairy farmer를 농부라 표현하자니 뭔가 어색하다.  우리가 농부를 떠올리며 연상하는 사람은 밀짚모자를 쓰고 벼농사를 짓는 인자한 모습의 아저씨가 아니겠는가.  농부를 생각하며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소를 몰거나 창고에 앉아 젖소에게서 우유를 짜는 모습을 떠올리는 분은 드물 것이다.  Dairy farmer를 오해의 소지 없이 한글로 서술하면 낙농업 종사자 정도가 될 듯 한데, 성격 급한 우리 한국 사람들에겐 너무 길은 듯 하니 낙농가(酪農家) 정도로 표현해보자.

비슷한 예로, animal welfare는 한글로 표현하면 가축 후생 또는 동물 복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짐승/가축/동물 그리고 후생/복지/안녕, 이 여섯 단어의 어떠한 조합도 animal welfare란 단어를 설명하기엔 20% 부족해 보인다.  어찌되었건 이번 칼럼에서 필자가 소개할 내용은 animal welfare 관련법이다.
간혹 동물 학대에 관한 소식이 들리곤 한다. 잊어버릴만하면 또 한번씩 신문기사를 통해 접하곤 하는데, 작년 10월경엔 에라스무스라는 낙농가가 젖소를 학대한 죄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  일차산업부(ministry for primary industries)의 단속팀에 의하면 에라스무스가 관리하던 젖소 135마리중 115마리가 꼬리뼈가 부러진 상태였고, 이 중 27마리를 고통에서 덜어주기 위해 안락사 시켰어야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비교적 큰 언론의 관심을 받았는데, 젖소의 꼬리뼈를 타격하여 부러뜨린 행위의 기이함도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에라스무스가 받은 처벌의 경미함 역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에라스무스가 지방법원에서 선고 받은 처벌은 10개월의 가택 연금이었는데, 이에 불복한 일차산업부가 항소를 하여 최근 고등법원에서 2년 1개월의 징역을 선고 받았다 한다.
전통적으로 동물에 관한 법은 가축의 재산권에 관한 법으로 발전해왔으나, 현재에 와서는 가축의 후생과 안전, 그리고 가축으로부터 사람과 자연을 보호하는 법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듯하다.  동물의 안전에 관한 대표적인 법으로는 the Animal Welfare Act 1999라는 법이 있다.  이하 ‘동물후생법’(動物厚生法) 이라 지칭해본다.

동물후생법에 의하면 고의적으로 동물을 학대하여 영구적인 장애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끼쳐 안락사 시킬 수 밖에 없거나, 그 외에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최고 5 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만불 이하의 벌금을 처벌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심각한 상해란 해당 동물이 지속적인 고통을 받거나, 사망에 이를 가능성을 무시 못할 정도의 상해, 신체의 일부분의 손실, 신체 기능의 영구적인 훼손이 있고, 또한 공통적으로 수의사를 치료를 요구해야 하는 상황을 지칭한다.

동물의 보호에 관한 법률은 꾸준히 강화되어왔는데, 동물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2010년 동물후생법이 개정되기 전 까지는 위법행위로 간주되지 않았다.  고의적인 학대에 관한 최고 형량도 2010년 개정 전까지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만불 이하의 벌금이었으나, 이 또한 강화 되었다.

에라스무스에게 징역을 선고한 판사의 판결문을 보면, 동물후생법의 정책과 취지를 해석하면서 성서/성경의 창세기의 몇 구절(창세기 1장 26절~28절)을 인용하는데, 동물에 대한 학대를 처벌하는 더 큰 이유로 뉴질랜드 경제가 많은 종의 동물에 의존하는 점을 꼽은 것이 눈에 뜨인다.

동물 학대는 법을 차치하더라도 상식과 도덕의 잣대로 볼 때 물론 피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물후생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유념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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