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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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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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 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 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3천만 자매형제여! 한국이 있어야 한국사람이 있고 한국사람이 있고야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무슨 단체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이 자주독립적 통일정부를 수립하려 하는 이 때에 있어서 어찌 개인이나 자기의 집단의 사리사욕에 탐하여 국가민족의 백년대계를 그르칠 자가 있으랴? 우리는 과거를 한번 잊어버려 보자. 갑은 을을, 을은 갑을 의심하지 말며, 타매하지 말고 피차에 지니한 애국심에 호소해 보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 것 같은데, 어디서 보았더라 하고 기억을 더듬는 독자들이 의외로 많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첫 글은 김구 선생의 저서 백범일지에 수록된 ‘나의 소원’이라는 글의 첫 문단이다. 두 번째 글은 역시 김구 선생의 글로써, ‘3천만 동포에게 읍고(泣告)함’이라는 불리는 성명의 일부분이다. 

이 글이 쓰여질 당시 조선은 광복 이후 남한, 북한만의 단독 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사상과 이념의 갈등으로 한민족이 혼란을 겪던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구 선생께서는 분단과 전쟁의 위기를 예감했던 것인지, 이 두 글에는 완전하게 독립된 통일 국가를 위해 역설하는 김구 선생의 고뇌가 묻어나 있다. 

분단이 된지 어언 육십여 년, 필자의 세대만 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 그리고 두려움을 가슴으로 느끼기 보다는 머리로 외워야 했다. 남북 정상 회담, 이산가족 상봉, 그리고 김일성 사망 등 여러 사건들을 흘러 보내며 통일이 머지 않았구나 호들갑을 떨다가 금세 또 잊어버리곤 했다. 북한 그리고 빨갱이(요즘은 좌파라는 전혀 세련되지 못한 단어로 불리는)는 한국 사회에선 여전히 모든 논리와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판 자체를 뒤집을 수 있는 최강의 조커이다.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터지는 북한발 뉴스와 사건 사고 소식이 이를 증명한다.

김정일 사망, 김정일 서거. 두 표현 모두 본질은 김정일이라는 사람이 죽었다는 같은 사실을 전달하는 말이다. 하지만 ‘사망’과 ‘서거’라는 작은 수식어 하나에도 한민족은 빨갱이 좌파, 우익 보수 등으로 편을 가른다. 그리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제정한 법률이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국헌(國憲)을 위배하여 정부를 참칭(僭稱)하거나 그것에 부수하여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결사 또는 집단을 구성한 자”에게 형벌을 가하는 법률이다.

그 취지만을 보면 국가에 도움이 되는, 특히나 안보에 위협이 있는 나라에서는 꼭 필요한 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국가보안법은 이런 취지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적용 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민주화 운동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적이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는 1993년에 완전 폐지된 Suppression of Communism Act라는 법이 있었다. 한글로 직역하면 ‘공산주의 억제법’ 정도 될 듯 한데, 이 법률은 정치, 산업, 사회 그리고 경제에 불안 또는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대한민국의 국가보안법과 비슷한 취지의 법안이라 생각되지 않는가…? 남아공에서는 ‘공산주의 억제법’이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 그리고 인권운동가의 박해에 사용되어 오다 아파르테이트의 철폐와 함께 사라지게 된다. 여담이지만,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도 이 법의 위반으로 기소 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보안법, 김정일 사망, 분단, 통일. 사실 뉴질랜드에 사는 우리들로서는 별 상관 없는 이야기 일런지도 모른다. 부끄럽지만, 이번 칼럼은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여러 생각이 든 필자의 넋두리였다… 비록 국가보안법에 대해 솔직히 하고 싶은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지만.

여담이지만 대한민국의 국가보안법은 한국 국적인 교민들에게도 적용된다. 한 예로, 언론보도에 의하면 2010년 아시아 몇몇 국가에서 북한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는 외교통상부 지침이 있었다 하니 참고 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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