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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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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나무가 참 많은 나라다. 대부분의 집들은 뒤뜰이나 앞 마당 안에 나무가 한 그루 이상 있기 마련이다. 특히 옆 집과의 경계선 부근에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이웃간의 부득이한 사생활 침해를 막고자 여러 해 전에 의도적으로 심은 경우가 많다. 어떤 집들은 아예 특별한 펜스가 없이 경계선에 심은 나무가 자라 자연적인 담이 되어버린 경우도 종종 불 수 있다.

나무가 잘 관리가 되어 예쁘게 자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살다보면 이웃집 나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즉, 이웃집 나무가 경계선을 넘어 내 집으로 자란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나무 전체가 경계선을 넘어오기 보단, 나무의 가지나, 뿌리가 경계선을 침범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먼저, 이웃집 나무의 가지가 우리 집으로 넘어 온다면 그 넘어온 가지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땅 위에 심은 나무는 땅 주인의‘부동산’에 포함되고, 나무의 가지 역시 마찬가지로 나무가 심어진 땅 주인의 소유물이다.

영미법에는 “cujus est solum ejus est usque ad coelum et ad inferno”라는 오래된 법언(法諺)이 있다. 엉성하긴 하지만 한글로 번역해보면 땅 주인의 권한은 하늘(천국)부터 땅끝(지옥)까지 뻗어있다 라는 뜻이다. 즉, 이 땅이 내 땅이면 그 땅 위의 공간도 내 것이고, 그 땅 밑에 공간과 흙도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이웃집 나무가 자라 내 땅 위에 살포시 가지를 내밀고 있다면 이 나무는 내 땅을 침범한 것이 되고, 이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 내 땅 밑에 자라고 있다면 이 역시 내 땅을 침범한 것이 된다.

이웃집의 나무라도 그 나무가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바람을 막아주어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 나무의 가지가 넘어와서 해를 가리거나 떨어지는 낙엽을 주체할 수가 없다든지, 혹은 뾰족한 가지가 튀어나와 사람의 통행에 지장을 준다면 나뭇가지를 가지고 이웃과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질 때가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이웃들 사이에 원만하게 해결책을 찾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불가능 한 경우, 나뭇가지가 넘어와서 불편한 이웃은 그 가지를 임의로 자를 수가 있다. 하지만 나뭇가지를 자르기 위해 경계선을 넘어 이웃집에 임의로 들어간다면 이는 불법침입임으로 조심해야 한다.

만약 넘어온 나뭇가지를 자르다가 잘못하여 나무 전체가 죽어버린다면 그에 대한 피해보상의 책임은 가지를 자른 사람에게 있다. 만약 이웃집에서 넘어온 나뭇가지를 자를 의향이 있다면 먼저 나무의 주인에게 서면 통보를 하기를 권하고 싶다. 통보의 법적 의무는 없으나 추후 나무의 주인이 이의를 제기했을 때 이를 적절히 방어할 근거가 된다. 만약 자르고자 하는 나뭇가지의 나무가 시청에서 명시해 놓은 보호수거나 일정 크기 이상인 경우, 나뭇가지를 자르고 정리하기 전에 시청에서 관련 인허가 (resource consent)를 받아야 하므로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웃집에서 넘어온 나무가 과일나무일 경우, 경계선을 넘어와 내 땅 위에 있는 나뭇가지에서 열매가 열린다면 이 과일은 누구의 것일까. 경계선을 넘어간 나뭇가지의 주인이 나무의 주인이듯, 경계선을 넘어간 나뭇가지에서 열린 과일 역시 나무주인의 소유물이다. 경계선을 넘어와 자른 나뭇가지, 즉 잘라서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와 열매 역시 나무주인의 소유물이다. 현실적으로 (그리고 상식으로 봐서도), 이웃집으로 넘어간 나뭇가지에서 열린 과일이나, 시간이 지나 절로 떨어진 과일은 이웃이 알아서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나무주인이 열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나무주인과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하시길 바란다.

알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다. A라는 집에는 레몬 나무 한 그루 있는데, 이 나무가 자라 B의 집으로 가지를 뻗고 뿌리도 일부분 B의 집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B의 집으로 넘어간 나뭇가지에서 열린 레몬은 A의 소유물이므로 B는 레몬을 따서는 안 된다. B의 집으로 넘어간 나무의 뿌리가 땅 속에 묻힌 파이프 등을 건드려서 파손이 일어났다면 이에 대한 보상의 의무는 A에게 있다. B는 자기 집으로 넘어온 가지나 뿌리를 A의 땅과의 경계선까지 자를 수 있으나, 자르기 위해 A의 집으로 허락 없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B가 만약 경계선을 넘어온 뿌리를 없애기 위해 약품을 사용했는데, 이로 인해 레몬나무가 죽어버릴 경우, B는 A에게 레몬나무에 대한 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

만약 이웃집에 위치한 나무가 우리 집으로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그로 인해 해가 잘 들지 않거나 시야를 가린다면 어떻게 할까? 이는 다음호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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