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 계약에서의 숨겨진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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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매 계약에서의 숨겨진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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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매에서 unconditional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구매자가 조건부 계약을 할 수도 있고, 조건이 없이 계약을 할 수도 있다. 요 근래 몇 년의 흐름을 보면, 조건이 없는 계약보다 조건부 계약이 월등히 많은 듯 한데, 이는 경기의 침체와 물이 새는 (누수가 발생한) 부동산이 많이 발견 되면서 구매자들이 부동산 구매에 더욱 신중을 기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조건이 없는 계약을 더 반기는데, 계약서가 체결 된다 하더라도 조건이 충족 되지 못하면, 계약은 무효화 되기 때문이다. 조건 불충족으로 계약이 취소되면 일반적으로 계약금은 삭감 없이 구매자에게 반환되게 되어있다. 부동산 구매시 구매자들이 자주 거는 조건에는 은행의 융자 승인 조건, 흔히 빌더라 부르는 건축/건설가의 점검 조건, 또는 시/구청에서 발급 해주는 해당 부동산에 관한 자료의 열람 조건 등이 있다.

부동산 매매의 조건은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고, 이번 호에서는 requisition에 관하여 논해 보도록 하겠다. 보통 'unconditional' 이라 불리는 무조건부 계약에서도 숨겨진 조건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구매자의 requisition 권리이다. Requisition을 한글로 번역하면 '요구/청구/필요 조건' 등으로 표현 할 수 있는데, 부동산 매매에서의 requisition은 부동산의 소유권, 즉 타이틀(title)이라 불리는 문제에만 한정이 된다.

부동산 매매를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특정인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Certificate of Title(등기부등본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하다 – 이하 타이틀이라 칭한다)으로 증명된다. 타이틀에는 부동산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권리가 설정 되어 있는지가 나타나는데, 타이틀에 타인을 위한 권리가 많이 설정 될 수록, 자신의 소유권이 열등해짐을 나타낸다. 뉴질랜드의 많은 부동산에는 right of way(타인이 자신의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 보통 진입로의 목적으로 사용한다)가 설정 되어 있고, 이 또한 소유권의 제한이라 생각하시면 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한 구매자가 해당 부동산의 타이틀을 확인한 후 소유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경우, requisition을 통하여 이의를 제기 할 수가 있고, 계약서에 명시 된 절차에 따라 매도자에게 타이틀을 정정해 줄 것을 요구할 수가 있다, 매도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계약이 취소/무효화 되는 경우도 있다.

1970년대 이후 많이 사용된 cross lease형태의 타이틀에서 비교적 소유권에 대한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집을 지을 당시에는 방 두개짜리의 1층집이었지만 이후 증축하여 방 네개짜리의 이층 집이 되었고 그 외에 차고를 새로 지었다고 가정하자. 타이틀에는 flats plan이라는 지적도가 나와 있는데, 만약 이 지적도상에는 집이 아직도 일층 짜리 집이고 차고도 나와 있지 않다면 이는 소유권이 완전 하지 않은 집이다. 만약 이웃이 이의를 제기한다면 증축한 이층이나 차고는 다시 허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동산을 구매하기로 한 경우에는 requisition절차를 밟아 타이틀의 정정을 요청 하던지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

다른 예를 들어, 매매계약을 한 부동산에 타인의 건물 (차고 등이) 들어와 있다던지, 타이틀에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불리한 펜스/울타리 조항이 명시 되어 있다던가, 경우에 따라서는 소유주외의 타인이 진입로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설정 되어 있는 경우에도 requisition의 절차를 이용할 수가 있다.

Requisition 권리는 매매계약서를 체결한 후 특정기간 이내에만 행사할 수 있는데, 이 권리를 행사하는 구매자들은 생각 외로 많지 않다. 매매계약서 체결 이후 빠른 시간안에 타이틀을 확인해 보지 않아서 이 권한을 행사 하지 못하는 구매자도 종종 있는데, 특히나 cross lease 형태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타이틀의 확인이 꼭 필요하다.

조건이 없는 계약이라 할지라도 엄밀히 말하면 'unconditional' 계약이 아닐 수 있으므로, 매도하는 입장에서는 주의를, 그리고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가 있음을 상기 하시기 바란다.

다만 경매(auction)나 입찰(tender)의 경우에는 계약서에서 구매자의 requisition 권한을 임의로 삭제하는 경우가 보통이니 구매자와 매도자 각각 입장에 따라 주의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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