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구좌에 거금이 입금되었다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은행 구좌에 거금이 입금되었다면

0 개 3,294 코리아포스트
아침에 아무런 생각 없이 은행 잔고를 체크했는데 생각지 못한 거금이 입금 되었다면 어떻게 할까… 은행에 신고를 해야 할까 아니면 조용히 기다려 봐야 할까. 이도저도 아니면 현금을 인출하여 맘대로 써버릴까. 소설 속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이지만 의외로 현실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며칠 전 로토루아에 사는 한 사람/커플에게도 똑같은 일이 있었는데, 이 커플은 해외로 잠적하는 방법을 택한 듯 하다.

5월 22일 현재, 정확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 커플은 Westpac 은행에 $10,000의 융자를 신청하였는데, 누군가의 실수로 $10,000,000이 커플의 구좌에 입금이 되었다고 한다. 정확한 액수와, 이 커플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과 인터폴이 수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법이 적용될까. 자세한 정황을 모르기에 확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은행 구좌에 실수로 입금된 돈은 다시 원주인 또는 은행에게 돌려 주어야 한다. 실수로 입금/지불된 돈은 mistaken payment 또는 payment in mistake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대부분 지불자(또는 은행)가 다시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실수로 입금/지불된 돈은 restitution(원상회복)이라는 형평법을 적용 받는데, 형평법에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 얻은 부당한 이익은 돌려줘야 한다.'는 법언(法諺 maxim)이 있다: 이 법언을 적용한 판례들을 보면, 실수로 돈을 입금/지불한 사람은 돈을 돌려 받기 위해 다음의 사항을 증명해야 한다:

1. 실제로 돈이 입금/지불 되었고;
2. 실수가 아니었다면, 애시당초 입금/지불되지 않았을 돈이고;
3. 돈을 받은 사람이 그로 인해 (부당) 이득을 얻었고;
4. 돈을 입금/지불한 사람이 그로인해 손해를 입었다는 것.

은행이 실수로 돈을 지불/입금 하는 경우 중에 가장 빈번한 실수 몇가지를 보면:

- 고객이 은행에 지불을 요청 하지 않았는데 요청했다고 착각하는 경우; 그리고
- 은행의 전산처리 실수로 구좌이체를 할 때 구좌번호 등을 잘못 입력하는 경우이다.

첫번째 경우를 이해하려면 추가 설명이 필요한데, 예를 통하여 설명해 보겠다. 가나다은행에 구좌가 있는 A라는 사람이 역시 가나다은행과 거래하는 B라는 사람에게 $3,000짜리 체크(수표)를 발행 했고, B는 이 체크를 자신의 가나다은행 구좌에 입금하였다고 가정하자. 보통 수표는 3~5일의 기간을 두고 clear가 된 후에야 현금화 할 수 있는데, clear되기 전에 A가 체크를 취소하고 합법적으로 지불 정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가나다 은행 직원이 실수로 $3,000을 B의 구좌에 입금 시켰다면, 이는 가나다 은행의 실수로 인한 지불이다. 은행의 실수 이기에 은행은 A로부터 $3,000을 받아 낼수가 없다 (즉, $3,000을 A의 구좌에서 인출/삭감 할 수 없다.) 이 경우 은행은 B로부터 다시 $3,000을 환수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위의 5가지 사항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 은행이 5가지 사항을 다 증명 하더라도 B가 은행에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존재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예는 B가 $3,000이 당연히 합법적으로 자신의 구좌에 입금 되었다고 믿고 그 돈을 써버린 경우다.

다른 예를 들어, A가 인터넷뱅킹을 통하여 B에게 $12,000을 지불 했는데, 전산처리 과정에서 은행의 실수로 A, B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C에게 지불이 되었다면, 은행은 위의 5가지 사항을 증명해내고 $12,000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이번의 예에서는 C가 $12,000 써 버렸다고 해도 은행은 C에게 $12,000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는 C가 $12,000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을 알고도 (즉, 돈이 잘못 입금되었다는 것을 알고도) 자신의 돈인 것처럼 써버렸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며칠 전 실수로 입금된 거금을 인출하고 잠적해버린 로토루아 주민의 경우는 두번째 예에 가까울 듯 하다. 돈을 은행에 돌려주는 것 외에도 형법의 적용을 받겠지만 뉴질랜드 경찰이 이들을 찾아내는데 얼마나 걸릴지 흥미롭다.


▶ 이 글의 저작권은 이동온 변호사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명시적 서면 동의 없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및 인용을 금지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특정적인 법적 조언이 아니므로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 적용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필자와 상담 없이 임의로 내린 법률적 결정에 대해서 필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253 | 9시간전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216 | 5일전
<GAMSAT의 급부상 인기&g…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592 | 8일전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859 | 9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182 | 10일전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13 | 10일전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 더보기

가끔은 Lay-up이 답이다 – 직진보다 돌아가는 것이 현명할 때

댓글 0 | 조회 205 | 10일전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상… 더보기

지금 당장 궁금한 비자심사 최신 정보

댓글 0 | 조회 452 | 10일전
특정비자의 심사기간에 대한 개런티를 … 더보기

정이 가는 사람

댓글 0 | 조회 257 | 10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만 생각하며… 더보기

명경과 세경

댓글 0 | 조회 162 | 10일전
얼굴을 보거나 화장을 하려면 보는 것… 더보기

숲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기록

댓글 0 | 조회 119 | 10일전
■ 조계산 송광사산사에 들어서며 마주… 더보기

뉴질랜드 회사법 (Companies Act 1993) 주요 쟁점 정리

댓글 0 | 조회 201 | 2026.04.14
통계자료의 의하면, 뉴질랜드에서 (한… 더보기

중위권 성적으로 의대 합격까지, 방향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318 | 2026.04.14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26.바다 위의 길 – 픽톤과 어머니의 항로

댓글 0 | 조회 102 | 2026.04.14
Te Ara Moana o te Wh… 더보기

은하수 가을달

댓글 0 | 조회 164 | 2026.04.14
보름인가? 창공에 매달린 달이 유난히… 더보기

7편 – 바티칸 비밀문서고 : 금지된 장부

댓글 0 | 조회 180 | 2026.04.14
“신은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한 것은… 더보기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댓글 0 | 조회 162 | 2026.04.14
시인 파블로 네루다당신은 해질 무렵붉…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구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565 | 2026.04.12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 더보기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댓글 0 | 조회 650 | 2026.04.10
데뷔 40주년 가수이자 뮤지컬 제작자… 더보기

4. 오클랜드의 첫 삽, 흙과 함께 뿌리 내린 우리 집

댓글 0 | 조회 600 | 2026.04.10
정적인 남섬을 떠나 역동의 도시로나의…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보건학 POPLHLTH111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843 | 2026.04.07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 더보기

3. 더니든에서의 남겨진 이야기들

댓글 0 | 조회 626 | 2026.04.06
제 2편에서 삶의 터전이 더니든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화학 CHEM110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943 | 2026.04.03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 더보기

2. 드네딘의 바다에서 오클랜드의 꿈으로

댓글 0 | 조회 439 | 2026.04.02
나의 첫 사업 도전기: 뜻밖의 인연,… 더보기

ISAT 의대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736 | 2026.03.31
이번 칼럼에서는 필자가 지난 6년 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