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와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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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와 먹거리

0 개 113 조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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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과일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5곡 100과라고 했다. ‘온갖’은 ‘온 가지’를 줄인 말로 100가지라는 뜻이고 많은 것이라고 인식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5곡(五穀)은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 곡물로 정월대보름에 만들어 먹는 5곡밥의 재료인 쌀, 보리, 조, 콩, 팥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비가 많이 오고 온도가 높은 몬순(Monsoon) 기후라서 벼농사를 짓는다. 그러니 쌀밥을 먹었고 밥심(밥힘)으로 일했다.


세계적으로는 5곡이 우리와 다르다. 옥수수, 밀, 쌀, 콩, 보리의 순이다. 옥수수는 미국과 브라질, 그리고 중국의 동북지역에서 놀라울 정도로 많은 땅에 기른다. 빵, 국수, 파스타 등을 만드는 밀을 생각하면 우크라이나의 흑토지역이 떠오르는데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고통받는 이들이 애처롭다. 쌀은 인도나 동남아, 그리고 일본과 우리나라 같은 몬순 기후지역에서 재배한다. 개량종, 통일벼가 나오고서야 소출이 늘어 가난을 해결한 역사가 있다.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아 ‘밭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리는 콩으로 우선 두부를 만든다. 또 기름을 짜서 먹기도 하는 고급 식품이다. 다섯 번째의 보리는 그렇게 인기 있지는 않으나 맥주의 원료나 사료로 쓰이기도 한다.


농사를 지으려면 논과 밭의 토양에 적절한 영양분이 있어야 한다. 땅에 거름을 주어야 하는데 그걸 땅이 살찌게 하는 재료라는 뜻의 비료(肥料)라고 했고 주로 공장에서 만들어 공급하였다. 해방 후에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충주와 나주에 비료공장을 지었는데 질소(요소), 인산, 카리(칼륨)라는 비료가 나왔다. 질소(N), 인산(P), 카리(K)를 비료의 3요소라고 했고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3대 영양소라고 배웠다. 우리 사람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다.


질소는 식물의 세포 분열을 돕고 단백질과 엽록소를 만드는 핵심 성분인데 줄기와 잎의 성장을 촉진하여 식물의 덩치를 키우고 잎을 푸르게 만든다. 식물이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데 중요한 것이다. 이 질소비료는 공기 중의 질소와 수소를 반응시켜서 만드는데 수소를 천연가스인 메탄에서 뽑거나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Naphtha)에서 추출한다. 인산은 개화(꽃 피우기)와 결실(열매 맺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뿌리의 발달을 돕고 꽃의 색깔을 선명하게 하며, 열매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칼륨은 식물체의 수분 조절과 생리 기능을 조절하여 뿌리를 튼튼하게 하고 추위나 병충해에 견디는 저항력을 높인다. 인산과 칼륨은 인광석을 황산으로 녹여 얻는데 황산은 유황으로 만든다. 유황은 석유나 천연가스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이러한 3가지 성분의 비료를 한데 섞어 복합비료로 만들면 한 번의 시비(施肥)로 여러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공급할 수 있어 편리하고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비료의 알갱이를 특수 코팅하여 영양분이 오래오래 천천히 흘러나오도록 만든 비료가 복합비료다. 작물에 따라 맞춤형 복합비료를 만들기도 했다. 비료를 만들려면 결국은 원유가 필요하고 또 원유로 공장을 돌리는 화력발전을 하기에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봄에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다고 하였다. 맨땅에 씨를 뿌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거름을 주어야 하는데 원유 공급이 막히면 비료가 없어 먹고살 일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비료 이외에 땅을 비옥하게 하는 거름에는 두엄이 있다. 퇴비라고 말하는 이 거름은 축사(畜舍)에서 얻는다. 축사에 깔아준 왕겨나 볏짚에 가축의 배설물이 섞인 것인데 이것을 발효시키면 잘 삭은 퇴비(堆肥)가 되는 것이다. 논밭에 이것을 뿌려주면 흙속에 공기가 드나들 수 있고 미생물의 증식이 잘 된다. 또 물 빠짐이 좋아 식물의 뿌리 발달에 좋다. 깻묵이나 닭똥을 삭혀서 거름으로 쓰면 좋지만 많이 나지 않아서 대부분은 화학비료를 쓰게 된다.


우리의 먹거리로 오곡백과 이외에 가축의 고기가 있지만 먹이사슬의 바탕은 이들이 먹은 풀과 사료다. 사료는 결국 곡식이고 곡식은 햇빛을 받아 열심히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축적한 영양분이다. 햇빛이 지구 표면에 적게 비치면 겨울이고 많이 내려쬐면 여름이다. 인공위성 아르테미스가 달의 저편을 보고 왔지만 우리는 미궁, 라비린토스(Labyrinth)를 빠져나온 이카루스(Icarus)다. 녹아서 죽지 않으려면 함부로 퍼다 써서 데워진 지구별을 어찌 식혀야 할지 모르겠다.


* 출처 : FRANCE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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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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