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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팅 하나가 버디를 만들고, 파를 지키고, 혹은 보기로 무너뜨린다. 그리고 그 짧은 거리 앞에서 우리는 흔들린다. 이유는 단 하나. 중요한 순간이라는 압박감 때문이다.
퍼팅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멘탈이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넣을 거리도, ‘이건 꼭 넣어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손이 떨리고 마음이 급해진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과 달리 홀컵을 외면한 채 굴러간다. 중요한 건, 그 퍼팅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집중했느냐, 얼마나 마음을 다스렸느냐이다.
이것은 골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중요한 순간에도 우리는 똑같은 상황을 마주한다. 입시, 취업, 이직, 결혼, 발표, 계약… 평범한 하루들이 모이다 어느 날 갑자기 ‘결정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중요한 순간을 준비하고, 마주해야 할까?
첫째, 마음을 단순하게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다. 퍼팅라인을 읽고, 거리감을 측정하고, 스탠스를 잡는 그 순간에도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가득하면 정확한 퍼팅은 불가능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의 소음을 줄이고, ‘지금 해야 할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둘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이 필요하다. 누구도 매번 마지막 퍼팅을 성공시키진 못한다. 중요한 순간에 실수는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실수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골프든 인생이든, 한 번의 미스가 전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민 초기, 몇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마주한 적이 있다. 사업 제안, 투자 등. 처음엔 늘 두려움이 앞섰고, ‘이걸 놓치면 끝이다’라는 압박에 스스로 위축되곤 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배웠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오히려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담담한 태도가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마지막 퍼팅 앞에서 우리는 배운다.
평정심, 루틴, 그리고 용기.
이 두 가지가 중요한 순간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인생은 수많은 홀로 이루어진 하나의 긴 라운드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은 갑자기 찾아온다. 그 순간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면, 미리 마음을 준비하고, 늘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