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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걱정 말똥걱정

0 개 89 조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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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은 운송에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말을 줄이면 경제가 멈추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도로를 넓히고 마차를 더 만들며 마차를 대고 말을 먹일 곳도 늘려야 했다. 회의는 결국 예정된 10일을 채우지 못하고 3일 만에 해산했다. 


이 회의는 “1894년의 대말똥 위기” 이후에 일어난 것이다. 당시 뉴욕에는 약 15만 마리 이상의 말을 키우고 있었다고 한다. 말 한 마리는 하루 평균 약 7~10kg의 똥과 1리터 이상의 오줌을 눈다. 15만 마리가 먹어야 할 건초는 산을 이룬다.


영국의 “The Times”지는 이런 추세를 바탕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속도라면 50년 뒤 런던의 모든 거리는 9피트(약 2.7미터) 두께의 말똥으로 덮일 것이다.” 뉴욕도 다르지 않아서 사람들은 머지않아 말똥이 건물 3층 높이까지 차오를 것이라며 공포에 떨었다.


소오줌과 말똥을 우수마발이라 하는데, 별 볼 일 없는 허접한 것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것들은 지린 냄새를 풍기고 똥파리를 들끓게 하며 또 파리 떼는 많은 병을 불러온다. 잘 말리면 땔감으로 쓰기도 하는 쇠똥과 말똥은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상은 어떻게 말똥 걱정에서 벗어났을까?


증기기관과 내연기관의 발명으로 대륙을 이동하는 철도가 들어서고 자동차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말 한 마리가 끄는 힘, 마력(馬力)으로 쳐서 자동차 한 대는 수십, 수백 마력을 내며 지치지도 않고 달리지 않는가? 신기술이 나와 세상의 문제를 가볍게 해결한 것이다. 자동차가 나오자 말과 마차 관련 산업이 망했다. 거기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자동차가 일자리를 빼앗고 실업자가 넘쳐날 것이라고 했지만 자동차 공장과 정비, 세차, 도로 건설과 보험, 정유와 주유소 등 엄청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지능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단순히 검색한 것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묻는 것에 요령 있게 답을 해 주는 것이다. 그것도 깔끔한 보고서로. 말 그대로 알라딘의 요술램프 같다. 몇 가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써 보니 아직은 결과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그래도 참 야무지다. 그중 놀라운 것이 번역하는 기능이다. 한국어와 영어는 어순이 다르고 관용구(Idiom)가 다르다. 그럼에도 어떻게 학습을 했는지 만족스럽게 번역을 한다. 당장에 번역사가 필요 없게 됐다. 단순한 사무직도 별로 필요가 없다. 머지않아 자격증을 가진 전문직도 대체될 것이다. 사건을 보고 판결문 초안을 쓰거나 신문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예삿일이 되었다. 사람들이 스스로 알아서 다 하니 전문가나 대행사가 맥을 못 춘다.


물건이나 기계에 센서와 인공지능을 장착시킨 피지컬 인공지능(로봇)은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해 준다. 정교한 로봇을 많이 만들어 쓰면 사람이 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어쩌란 말인가? 말과 마차가 사라져도 자동차의 생산직, 운전사, 정비사 등의 일자리가 더 생겼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연구·개발하고 생산, 활용하는 데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필요할까? 이런 일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거의 다 할 것이다. 출생률이 낮아 노동 인력이 부족하다는데 별 걱정을 다 한다 싶다. 군인이 모자라 50~60대를 경비나 잡무에 활용하자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것도 인공지능 장비와 로봇으로 대체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무얼 하게 될까? 번역만을 두고 보면 아직은 티가 더러 보이지만 그래도 대만족이다. 강의를 해가면서 틈틈이 영어로 된 800여 쪽의 전자상거래 책을 번역하느라 6개월 넘게 시달렸던 생각을 하며 몸서리친다. 그게 불과 20년 정도 전인 2000년대 초의 일이다. 시력도 잃고 허리와 어깨, 손목에도 탈이 났다.


그런데 최근 뜻밖에도 뉴욕에 개똥과의 전쟁이 벌어졌다. 무슨 일이냐고? 겨우내 쌓인 흰눈이 녹으니 불어터진 개똥천지라는 것이다. 뉴요커라고 하면 세계 최고의 도시에 사는 돈 많고 멋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외로워서인지는 몰라도 부모보다도 더 챙기는 애완견을 산책시키면서 똥은 눈밭에 감춘 모양이다.


옛날 어르신들이 귀한 자식일수록 ‘개똥이’, ‘쇠똥이’, ‘말똥이’ 같은 천한 이름을 붙여 불렀다. 민속학적으로는 ‘아명(兒名)’ 또는 ‘천명(賤名)’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름을 아주 하찮게 지어서 나쁜 귀신의 눈을 피하고 아이를 무사히 어른으로 키우려는 액막이의 일환이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하다고 하던데 개똥이 필요하면 뉴욕으로 가시라! 


* 출처 : FRANCE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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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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