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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포럼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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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포럼은 세계적인 지정학적 긴장과 기술적 격변 속에서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진행됐다. 포럼의 웹 사이트(https://www.weforum.org)에는 많은 자료가 있다.


사람들은 화제의 주인공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촉각을 세웠고 ‘돈로주의(Don-Roe Doctrine)’라는 신조어를 확인했으며 지정학적 재편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돈로(Don-Roe)는 ‘도날드 트럼프+먼로’ 대통령의 합성어다. 1823년 미국의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James Monroe)는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유럽은 아메리카 대륙에 간섭하지 마라, 미국도 유럽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때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중남미 국가들을 강대국인 러시아나 오스트리아 등이 다시 식민지로 욕심낸다는 우려가 있었고 러시아의 남진에 대해 약소했던 미국이 유럽 강대국과 러시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막을 친 선언이었다.


지금의 돈로주의는 “유럽아, 너희 문제는 너희가 알아서 해라, 미국 문제는 미국이 알아서 할께”라는 것이다. 나토의 방위비를 32개 회원국이 3분의1, 미국이 3분의2를 부담한다.


미국이 큰 소리를 치는 이유다. 유엔의 산하 기구도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대부분 속수무책이다. 미국은 많은 유엔 기구에 대한 지원을 끊었다.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고 싶지 않은 것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또 탈퇴했다. 중국과 인도 등 화석에너지를 많이 쓰는 나라를 두고 미국에 많은 핸디캡을 주는 협약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1월23일 발표한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을 보면 나토 동맹국들이 방어 태세를 강화하도록 이끌었던 자신과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이 무임승차하도록 부추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거나 억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다. 또 중국과 그 군사력은 세계 최대이자 가장 역동적인 시장 지역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욱 강력해졌고, 이는 미국인들의 안보, 자유, 그리고 번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전력 또한 재래식 무기, 핵무기, 기타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해 한국과 일본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세력은 규모와 정교함 면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이라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여건임에도 나토를 포함한 동맹국들은 방위비를 증강시키지 않았고 미국에 편승했다며 이제는 스스로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이 한국의 방위에 최소한으로 개입할 것이며 한국 스스로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감당해야 함을 시사한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공격해도 주한미군이 북한을 방어하고 있을까? 한국은 스스로 북핵을 억제(抑制)할 수 있나?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랜드 문제에 다소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북극항로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며 그린랜드의 희토류를 확보하는 등 경제적 실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전략적 계산으로 그린랜드를 욕심냈을 것이다. 그러나 명분을 쌓고 당사자들이 수용할 합리적인 타당성을 찾아야 하는 일이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거대한 두 덩어리로 갈라선 세상에서 우군인 유럽과 이웃 캐나다와의 불편한 관계는 제 발등을 찍는 일이다. 독불장군이 어디 있나?


이제는 팍스 실리카(Pax Silica) 시대다. 군사력이나 석유가 세계를 지배했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에는 반도체 공급망을 쥔 나라가 규칙을 정한다는 것이다. 실리카는 반도체를 만드는 모래 같은 규소(硅素)다. 흔히 실리콘이라고 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국가 정상들보다 오픈AI, 앤스로픽, 엔비디아, TSMC 등 AI와 빅테크 CEO들의 인기가 더 높았다. 미국은 관세를 무기로 반도체를 미국에서 만들라고 한다. 중국을 향해 확실히 사다리를 걷어차겠다는 것이다.


다보스 포럼은 강자가 정의고 승자가 독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질 것이 아니라 내 힘을 기르고 볼 일이다. 우크라이나를 보라!


* 출처 :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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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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