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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생을 감내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가족 돌봄자는 단순히 돕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도 하나의 독립된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용인으로 인정받지 못해 고용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대법원이 판결한 Fleming v Attorney-General [2025] NZSC 188 사건은 가족 돌봄자도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고용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Fleming 사건에서 Christine Fleming 씨와 Peter Humphreys씨는 각각 신체적, 지적 장애로 24시간 돌봄을 필요로 하는 성인 자녀가 있었습니다. 성인 자녀를 24시간 돌본 Humphrey씨 가족은 보건부로부터 6년간 가족 돌봄 지원 제도로 일부 시간에 대한 급여를 받고 이후 지원 예산을 원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개별 지원금을 받았으며 Fleming씨 가족은 2021년부터 개별지원금만 받았습니다. 이후 Fleming 씨와 Humphreys 씨는 자신들이 집에서 장애인 가족을 돌보기 위해 보건부에 고용된 피고용인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최저임금, 연차 등 고용법상 권리를 요구하였습니다.
고용법원은 Fleming 씨와 Humphreys 씨가 보건부의 피고용인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받아들였으나, 항소심에서 항소법원은 가족 돌봄 지원 제도로 급여를 받은 극히 일부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들을 보건부의 피고용인으로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이후 Fleming 씨와 Humphreys씨는 항소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게 됩니다.
우선 대법원은 집에서 장애인 가족을 돌보는 사람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고용계약 없이도 복합적 상황을 고려하여 고용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뉴질랜드가 장애인권리협약 비준국이며 협약에 따라 국가에게 장애인의 권리 보호 및 증진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장애인 가족의 지속점 돌봄 관계에서 고용 여부를 형식이 아닌 실질적 관계와 맥락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은 협약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가족 돌봄자의 실질적 상황을 고려했을때 보건부의 피고용인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첫째, 보건부가 가족 돌봄자의 아들이 적절한 돌봄을 받고있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했다는 점. 둘째, 보건부가 단순히 돌봄시간만을 정한것이 아니라 어떤식으로 돌봄이 제공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계약 내용을 정했다는 점. 셋째, 가족 돌봄자가 보건부가 해야했을 일들을 대신 했다는 점. 이는 가족돌봄자가 더 이상 아들을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보건부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가족을 위해 일정한 돌봄을 제공해야 했을것이라고 대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모두 고려한 대법원은 극히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장애인 가족을 돌본 가족을 피고용인으로 볼수 없다는 항소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이 판단한 것은 가족 돌봄자가 밤새 집에 머물며 대기한 시간 등을 일한 시간으로 봐야하는지의 여부였습니다. 대법원은 가족 돌봄자가 일한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족돌봄자의 자유에 대한 제약, 부과된 책임의 성격과 범위, 해당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보건부가 얻는 이익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가족 돌봄자의 장애인 가족이 24시간 돌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족돌봄자의 자유가 제약되며 집에서 자유롭게 나갈수 없다는 점과 보건부로 부터 돈을 받으려면 다른 풀타임 일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대기한 시간도 일한 시간으로 봐야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Fleming v Attorney-General 사건은 뉴질랜드 법원이 장애인 가족 돌봄자의 희생을 점점 더 인식하고, 그들을 독립된 주체로서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