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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이 잘 잡힌 학생이라도, 읽은 내용을 논리적인 글이나 에세이에서 효과적으로 정리하지 못해 고등학교 학업 평가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뉴질랜드의 평가 시스템은 단순한 지식 암기를 넘어, 읽은 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장을 구성하는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학생들의 독서 경험이 학업 성취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돕는 실질적인 글쓰기 전략을 소개한다.
읽으면서 ‘증거’를 포착하는 독서 습관
독서를 그저 읽고 지나가는 활동이 아니라, 글쓰기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쓰기 교육에서 독서는 글쓰기의 근거(Evidence)를 수집하는 첫 단계로 다뤄진다. 학술적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적절한 증거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고 활용할 수 있는가이며, 이러한 능력은 읽기 단계에서부터 갖춰지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각 단락의 핵심 주장(Main Idea)을 파악하고, 그 주장을 지지하는 예시, 통계, 인용문과 같은 Supporting Evidence를 구분해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는 뉴질랜드 학교에서 지도하는 annotated reading / active reading의 핵심 요소로, 모든 분석적 글쓰기의 출발점이다.
읽기 과정에서 핵심 용어(Key Terms), 중요한 문장이나 인용문(Quotes), 간단한 요약(Summary)을 구분해 정리하는 메모 방식은 실제 수업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이후 단락 구성(TEE/PEEL 등)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분석적 자료(analytical notes)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학생들은 텍스트가 어떤 관점에서 쓰였는지(예를 들어 환경적 관점, 사회적 관점, 문화적 관점 등)을 파악하고, 자료의 한계와 숨은 의도까지 함께 고려하는 비판적 읽기를 시도하게 된다. 이러한 독서 습관은 글쓰기에서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데 직접적인 기반이 된다.
뉴질랜드 평가 기준에 맞춘 단락 구성: TEE와 PEEL 구조
뉴질랜드의 고등학교 글쓰기 교육에서는 단락을 구조화해 논리를 명확히 드러내는 방식이 중요한 평가 요소이다. 학생이 읽기 자료에서 얻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평가 기준에 맞춰 조직하는 글쓰기 구조를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구조 중 하나가 TEE(Topic, Evidence, Explanation)이다. TEE는 단락의 핵심 주장을 제시하는 Topic Sentence, 읽은 자료에서 가져온 구체적 근거(예시, 인용, 통계 등)를 제시하는 Evidence, 그리고 그 근거가 주장을 어떻게 뒷받침하는지를 분석, 설명하는 Explanation으로 구성된다. 특히 Explanation은 학생의 사고 깊이를 평가하는 핵심 요소로 간주되며,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는 이 분석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통찰력 있게 전개되는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대표적인 구조인 PEEL(Point, Example, Explanation, Link)은 단락의 핵심 주장(Point), 자료에서 가져온 구체적 예시(Example), 예시를 통해 주장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설명(Explanation), 그리고 다음 단락이나 전체 논지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문장(Link)으로 구성된다. PEEL은 특히 에세이 전체의 흐름과 일관성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많은 교사들이 에세이 작성의 기본 구조로 가르치고 있다.
학교마다 또는 교사마다 TEE와 PEEL 중 어느 구조를 더 강조하는지 다를 수 있으므로, 학생이 수업에서 배우는 글쓰기 방식에 맞춰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독서 자료를 활용한 글쓰기 능력 기르기
독서를 기반으로 한 글쓰기는 단순한 요약을 넘어, 자료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학생들은 외부 자료에서 가져온 정보에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책임 있게 자료를 사용하는 글쓰기 태도를 익혀야 한다. 이는 주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또한 자료를 참고하더라도 그대로 옮기지 말고, 자신의 관점과 생각을 담아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료의 주장은 타당하지만,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와 같은 의견을 덧붙이면 글의 분석적 수준이 한층 높아진다.
글쓰기 과정에서는 초안에서 아이디어를 충분히 전개하는 데 집중하고, 이후 검토 단계에서 문장 정확성, 문법적 일관성, 뉴질랜드 영어 스펠링(organisation, enrolment 등)을 세밀하게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독서가 평가로 이어지는 학습의 연결 고리
독서와 글쓰기는 서로 분리된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학습 과정이다. 학생이 흥미롭게 읽은 내용을 구체적인 증거로 끌어오고, 이를 TEE나 PEEL과 같은 구조에 따라 논리적으로 조직해 가는 과정은 뉴질랜드 학업 평가가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와 학술적 글쓰기 역량을 자연스럽게 길러준다. 이러한 연결 능력이 자리 잡으면, 읽기 경험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학업 성취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정훈 원장
Edu-Kingdom College, North Shore
newcan1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