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칼럼 | 지난칼럼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한 해가 지나간다는 것은
나이 한 살이 더 든다는 것이 아니다
푸릇했던 사진을 꺼내보며
내게도 빛났던 시절을
이제야 기뻐하는 것이다
눈이 흐려지는 것에
속상해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을 읽다가 안경을 벗어 입술에 대고
먼 곳을 바라보는 내 모습에
스스로 멋스러워하는 것이다
세상은 잰걸음으로 앞서가라는데
따라가지 못하는 내 모습에
초라해지는 것이 아니다
떨리는 걸음에서 깊이를
느려진 걸음에서 나를 세워준
고마움을 잊지 않는 것이다
몸이 조금씩 약해지는 것에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다
넘어지지도 부러지지도 않고
어떻게 올 한 해를 보냈는지
신기해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지는 것이 아니다
매번 같은 안부의 전화인데도
오로지 한 친구가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한 해가 갈 때는
아쉬움만 남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흘러가며 조차
나를 사라지지 않게 해 주어
더 부유해지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