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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리로(Tongariro)와 타라나키 (Taran- aki) 지역은 뉴질랜드 마오리 신화에서 매우 강렬하고도 드라마틱한 전설로 연결되어 있다. 두 화산의 사랑과 질투, 전쟁과 이별의 이야기는 뉴질랜드 땅에 깃든 신화적 감성을 깊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마오리어: 통가리로(Tongariro)
뉴질랜드 북섬 중심에 우뚝 솟은 화산, 통가리로. 불을 품은 이 산은 단지 지리적인 중심이 아니라, 사랑과 질투의 중심이기도 했다.
* 산들의 사랑 이야기
전설에 따르면, 한때 북섬 중앙에는 여러 산의 정령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그들 중 가장 강인하고 뜨거운 영혼을 가진 이가 바로 통가리로, 그리고 아름답기로 소문난 푸티아누이(또는 피하누이, Pihanga)라는 여신 산이 있었다.
푸티아누이를 두고 여러 산 정령들이 구애를 시작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은 건 강하고 묵직한 성품의 통가리로였다.
하지만 이 사랑을 질투한 또 다른 산, 타라나키는 몰래 푸티아누이에게 다가가 그녀의 마음을 흔들려 했다.
* 통가리로의 분노
이 사실을 알게 된 통가리로는 땅을 울리는 분노를 폭발시켰다.
천둥과 화염, 지진과 용암이 밤하늘을 가르며 두 산은 거대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전투에서 통가리로는 타라나키를 서쪽 끝까지 몰아붙였고, 결국 타라나키는 지금의 타라나키 지역으로 도망쳐 고립된 산이 되었다.
* 그 후의 통가리로
전쟁 이후, 통가리로는 자신의 분노로 인해 세상을 흔들었다는 죄책감에 자신의 불을 억제하고 조용히 남게 되었다.
하지만 때때로, 그 감정이 다시 타오를 때면 화산 분출로 땅을 뒤흔들며, 자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세상에 알린다.
그래서 마오리들은 말한다.
“통가리로의 분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푸티아누이를 지키는 수호신이니까.”
* 통가리로와 마오리 정신
통가리로는 단지 신화 속 존재가 아니라, 마오리에게 신성한 조상, 보호자, 화염의 지혜자로 여겨진다.
이 곳은 뉴질랜드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세계 최초로 원주민의 영적 유산으로 지정된 자연 보호 구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