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0 개 343 에이다

# 산 속의 침묵

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마오리 전설에 따르면, 루아페후는 오래전부터 말을 아끼는 산, 그리고 가장 오래된 지혜의 정령으로 여겨졌다.


# 정령들의 어른

통가리로, 나우루호에, 타라나키 같은 산들이 사랑과 분노로 충돌하며 전설을 남겼을 때, 루아페후는 언제나 가만히 앉아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존재였다.


그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아니라, 늘 곁에서 바라보며 자연의 질서와 정령들의 흐름을 읽는 조용한 안내자였다.

마오리 장로들은 말한다.


“루아페후는 신의 눈이다. 그는 침묵 속에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아무 말 없이 세상을 이해한다.”


# 영혼을 이끄는 길

전설에 따르면, 방황하는 영혼이 땅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루아페후의 정상이다.


그 곳엔 인간의 언어는 없고, 눈과 바람, 얼음과 돌이 만든 영혼의 언어만이 흐른다.


루아페후는 말하지 않아도 그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래서 일부 마오리 부족은 조상의 뼈를 루아페후 쪽을 향해 묻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그 곳이 정령의 북극성이기 때문이다.


# 나만의 언어를 가진 산


통가리로가 전사라면, 루아페후는 철학자였다.


• 그는 눈으로 시간의 흐름을 측정했고,

• 바람의 방향으로 감정을 읽었으며,

• 얼음이 녹는 속도로 인간의 욕망을 보았다.


어느 해, 사람들은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왜 당신은 그렇게 고요한가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정상 부근의 화산호 위로 하얀 안개가 떠올랐고, 그 안개 속에는 조용히 속삭이는 목소리들이 숨어 있었다.


“말은 사라지지만, 침묵은 남는다.”


# 화산호의 눈물

루아페후 정상에는 Crater Lake(타푸포토 Lake, ‘신성한 호수’)가 있다. 그 호수는 늘 차가운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하에서 열이 올라오는 뜨겁고 깊은 물이다.


마오리 전설에선 이 호수가 루아페후의 눈물이라 한다. 산은 말은 하지 않지만, 그 슬픔은 호수로 흘러 하늘을 비추고, 방문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 지혜를 구하는 이에게

오래전, 한 젊은 마오리 전사가 삶의 방향을 잃고 루아페후를 찾았다. 그는 말없이 며칠을 산자락에 앉아 눈을 바라보고, 침묵을 들으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그 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


“루아페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안의 수 많은 말들이 조용히 사라지고, 진짜 목소리만 남게 되었다.”

그는 마을로 돌아가 장로가 되었고, 아이들에게 듣는 법, 기다리는 법, 말하지 않는 용기를 가르쳤다.


# 오늘날의 루아페후

지금도 루아페후 산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관광지이자, 스키와 등산, 사진 촬영의 명소다.


그러나 마오리 부족 Ngati Rangi와 Ngati Tuwharetoa에게 루아페후는 여전히 “마타우랑가(지혜)”의 정령이다. 그들은 말한다.


“산은 변하지 않았어. 다만, 우리가 귀 기울이지 않을 뿐이지.”


# 전설이 남긴 것

루아페후의 전설은 화려한 전쟁이나 사랑이야기와는 다르다.


그것은 고요함의 가치, 시간과 기억의 깊이, 그리고 말보다 더 큰 울림을 가진 침묵의 힘을 가르쳐 준다.


그 산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 안의 혼란도 잠시 멈춘다. 왜냐하면, 루아페후는 지금도 묻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너 자신과 조용히 마주하고 있는가?”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31 | 2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30 | 15시간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72 | 3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83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07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18 | 9일전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25 | 9일전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53 | 10일전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64 | 10일전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196 | 10일전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198 | 10일전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34 | 10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2 | 10일전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87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498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1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44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6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25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4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29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g…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2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69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69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88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