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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정신 건강 인식 주간(Mental Health Awareness Week, MHAW)은 10월 6일부터 10월12일까지 “함께 채우기(Top Up Together)”라는 주제하에 진행됩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웰빙을 챙기자는 메시지를 넘어, 연결과 공동체성이야말로 우리가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열쇠임을 강조합니다. 최근 연구들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정신 건강이 더 단단해지고, 웰빙 효과도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데믹과 사회적 단절, 불안과 스트레스를 지나온 우리는 이제 혼자가 아니라 ‘함께’ 회복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연결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만드는 요소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의미를 확인하게 하고, 우리가 소속감을 느끼며 더 안정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기반입니다. 작은 대화, 나눔, 그리고 공동의 경험이야말로 우리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정신 건강 인식 주간은 ‘웰빙을 위한 다섯 가지 방법(Five Ways to Wellbeing)’을 제안합니다. 이 다섯 가지는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그 효과는 놀라울 만큼 큽니다.
첫째, 연결하기(Connect). 사람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입니다. 대화하고, 경청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험은 단순한 사교가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입니다. 가족, 친구, 이웃과의 연결은 나와 세상 사이의 다리를 단단히 놓아줍니다.
둘째, 나누기(Give). 물질이 아니라도 시간, 관심,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주는 순간 우리는 동시에 받습니다. 봉사활동이나 작은 친절은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스스로의 웰빙도 채워 줍니다.
셋째, 활동하기(Be Active). 몸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을 움직이는 지름길입니다. 반드시 격한 운동일 필요는 없습니다. 산책, 계단 오르기, 춤추기 등 일상적인 활동만으로도 기분이 바뀌고 스트레스가 완화됩니다.
넷째, 주목하기(Take Notice).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소소한 아름다움에 눈길을 주는 것입니다. 하늘의 빛깔, 계절의 변화, 일상의 작은 감사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현재를 충만하게 합니다. 다섯째, 배우기(Keep Learning).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은 성취감을 주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요리법 하나를 익히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 독서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것 모두 웰빙을 높이는 길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각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함께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냅니다. 친구와 함께 새로운 운동을 배우면 ‘연결’, ‘활동’, ‘배움’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나눔’, ‘연결’, ‘주목’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웰빙은 결국 관계 속에서 확장되는 것이며, 공동체 안에서 더욱 단단해집니다.
정신 건강을 개인의 문제로만 여기는 태도는 한계가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불안은 사회적 환경과 구조적 요인과도 깊이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웰빙의 해법 역시 개인적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올해 주제가 강조하듯, 진정한 회복은 함께할 때 가능합니다. 또한 정신 건강 인식 주간이 일회성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우리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이어가야 합니다.
아침에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동료와 진심 어린 대화를 하고, 하루를 마치며 감사한 일을 기록하는 것. 이런 작고 사소한 행동들이 쌓여 마음의 회복력을 키워 줍니다. 사회적으로도 공동체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역 모임과 문화 활동, 봉사 기회가 확대되어야 하고, 직장과 학교에서도 정신 건강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이는 개인의 행복을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으로 이어집니다.
올해 정신 건강 인식 주간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오늘 나는 누구와 연결되었는가? 어떤 나눔을 실천했는가? 무엇에 주목했고, 무엇을 배웠는가? 그리고 나는 몸과 마음을 어떻게 움직였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작은 답이 쌓일 때, 우리는 각자의 삶을 채우고 서로의 웰빙을 북돋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함께 채우기’는 거창한 행동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정한 말, 짧은 산책, 감사의 순간, 배우려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 전체의 웰빙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