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0 개 2,418 조병철
「세상에서 몸에 좋다는 복령 인삼 구기자(拘杞) 같은 세 가지 약을 먹고 나서 다시 음식을 먹지 못한지 백 일만에 숨결이 가빠 곧 죽게 되었을 때. 이웃집 할멈이 와서 보곤, ‘그대 병은 주림에서 생긴 것이라, 이를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인즉 이 병은 오곡(五穀)이 아니고선 치료하기 어렵네.’ 하고 탄식을 거듭하기에 나는 그제야 깨닫고. 기름진 쌀로 밥을 지어 먹고는 죽음을 면했으니. 이로보아 불사약(不死藥) 치고는 밥보다 더 좋은 게 없음을 알았소. 나는 아침이면 한 그릇 저녁이면 또 한 그릇 먹고, 이제 벌써 일흔 살이 넘도록 살았소.」민담 ‘민 영감의 익살’에 나오는 얘기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공부할 때 얘기다. 고향에 들리면 으레 쌀 포대를 버스에 싣고 가야 했다. 새끼줄로 단단히 동여맸지만 몇 번 추스르면 헐렁해져 아주 촌스러웠다. 그 당시에는 쌀 포대를 일반버스에 싣고 가는 것이 무척 창피했지만 달리 방안이 없었다. 좀 머리가 커지면서 고향에서 쌀을 화물택배로 부치곤 서울에서 찾는 방법을 이용 했다. 화물요금과 택시비를 합치면 서울에서 쌀을 사 먹는 게 유리하다는 약삭빠른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 얼굴을 보면서 참아냈다. 그리고 객지생활을 계속 하면서 작은 차를 마련했을 때도 트렁크에는 어김없이 쌀자루를 실어야 했다. ‘내가 지은 농산데 니들이 가져다 먹지 않으면 누가 먹냐?’ 당신께서는 더 이상 농사일을 하지 못할 때까지 그렇게 자식의 쌀독을 챙기셨다. 그 후로 쌀을 사 먹을 때는 물이 맑은 곳에서 생산되는 쌀을 찾았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것은 대부분 아시안 사람들이다. 여름철에 장마기간이 길어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어야만 벼농사가 잘 된다. 쌀은 이런 지역 기후풍토의 산물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벼농사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문화와 같이 한다.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는 전문가는 ‘쌀은 먹기 좋고, 소화가 잘되는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자랑한다. 또한 낟알 채로 조리해서 먹게 되니 소화시간이 길어 포만감이 오래간다. 그만큼 배고픔을 달래주어 비만으로 가는 길을 막아준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인의 쌀에 대한 애착은 세계 어느 민족에 뒤지지 않는다. 
 
뉴질랜드는 지중해성 기후로 쌀이 생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호주 쌀, 미국 쌀을 찾게 된다. 그 밖에도 시장에는 한국산 일본산 같은 우리와 아주 친숙한 쌀이 있는가 하면, 태국산 인도산 스페인산 남미산 같은 우리 체질에 맞지 않은 쌀도 발견된다. 지리적 여건으로 호주에서 수입된 쌀을 우선 찾게 되지만, 호주는 강물을 이용해서 벼를 재배한다. 그러다 보니 물이 부족한 해는 벼농사를 계속할 수가 없다. 자연히 쌀의 품질도 들쭉날쭉 해서 한국인의 입맛에는 믿을 수 없는 쌀로 취급된다. 또한 지역의 기후에 적합한 작물인 포도와 경쟁을 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얼마나 더 벼를 계속 재배할 지는 의문이다. 

오클랜드에서는 미국 쌀에 더 친숙해져 있다. ‘칼로스 쌀’로 각인된 특별한 쌀의 품질관리에 빠져든 것이다. 벼를 바싹 말려 찧어서 유통기간을 길게 가져간다. 그들은 자신들이 먹기 위해서 벼를 재배하는 게 아니라 수출을 목표로 상업적으로 쌀을 생산한다. 게다가 상표전략도 치밀해서 미국에서 생산해서 한국어로 된 라벨로 수출하고 있어 챙겨보지 않는 사람들은 한국산으로 혼동하기 십상이다. 현재는 값이 저렴해서 인기를 더 하지만 만약 쌀이 부족한 어려운 상황에도 그런 가격으로 공급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벼를 수확한 후에 유통기간을 늘리려고 다른 처리를 하지 않나하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현재는 한국산과 일본산의 쌀은 품질은 만족할 수 있으나 가격이 부담스럽다. 호주 쌀은 물 사정에 따라 공급이 불안전하다. 또한 미국 쌀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곡물 메이저의 횡포가 도사리고 있어 위태위태하다. 우리는 어떤 먹거리 보다 우수한 쌀을 주식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되지만, 우리의 밥상이 언제까지나 안전할는지? 그리고 품질관리를 아주 잘해 낸다고 선전하는 브랜드 쌀들은 그들의 손에 품질관리가 맡겨져 있어 언제나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 

신농씨(神農氏)는 온갖 풀을 다 맛보고 오곡을 선정했다고 전한다. 쌀 뿐 아니라 보리 조 콩 기장으로도 밥을 짓는다. 배고픔을 경험한 세대는 흰쌀밥에 대한 신앙적 믿음이 대단해서 건강을 잃을 때쯤에서야 오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배고픔이 뭔지 잘 모르는 세대는 쌀밥에 들어 간 콩을 모조리 골라낸다. 손수 벼농사를 짓던 부모세대는 자식의 쌀독을 평생 걱정했는데, 오곡의 맛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세대들의 밥상은 누가 챙겨줘야 하는지? 
 
▷ 참고: 최 태응. 2009. 풍자와 설화의 한국사.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191 | 2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172 | 2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67 | 2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64 | 2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2 | 6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79 | 6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68 | 6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48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5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3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49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3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7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4 | 2026.02.11
[출처]https://www.ama-…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87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79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5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8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7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2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4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