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직불금 정치인과 베토벤 바이러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쌀 직불금 정치인과 베토벤 바이러스

0 개 3,891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You say you care about the poor, but you walk past them in the street; you hypocrite!(당신은 말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걱정하지만, 길거리에서 당신은 그들을 그냥 지나쳐 간다. 그러므로 당신은 위선자다.) 나는 말로는 정의를 외치지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쓰라린 대가를 지불하라고 하면 망설인다. 그러면 나는 위선자다. 선거때면 국민을 위한 종복이 되겠다고 외치 다가도, 당선되고 나면 벼룩의 간 같은 쌀 직불금까지도 빼먹으며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정치인들, 그들은 위선자다. TV에 나와 너무 사랑해서 한 시도 떨어져 있기 싫어하는 잉꼬 부부처럼 애정을 과시하다가도, 이혼할 때는 그 모든 닭살 같은 일도 배우 부부인 그들의 연기 였던 것으로 드러난다. 그들은 위선자다. 너무 많이 보아 익숙해져 이제는 가슴 속에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고 바라보는, 일상 생활 속 우리들의 모습이다.

2차 세계대전 후 패전국 일본 사회의 암울한 분위기를 몰락한 대지주 집안의 이야기와 엮어 짜며 처연하게 형상화한 소설 '사양'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의 정신적 자서전이라고 평가 받는 '인간 실격'이라는 소설 속에서 인간들이 살아가는 현실이 얼마나 많은 위선과 숱한 오해로 가득 차 있는지 그 진실의 상처를 아프게 헤집어 낸다. "서로 속이면서 더군다나 아무도, 이상하게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고, 서로 속이고 있다는 것 마저도 알지 못하고 있는 듯이 실로 멋지게 속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예가 인간 생활에 충만하고 있는 것같이 생각됩니다." 타인의 죽음 앞에서도 우리는 또다시 서로를 속이기도 한다. "인간은 서로 상대를 알지 못하며, 전혀 틀리게 보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인 줄로 알고, 일생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상대가 죽으면 울며 조사 같은 걸 읽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처럼 무거운 삶의 진실을 하나 둘 가슴 속에서 퍼내 버려 팍팍한 먼지만 남은 가슴으로 살다, 어느날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잠못 이루게 한다. 서재로 달려 가 손에 잡히는 시집 한 권을 집어 들지만 시인 오규원은 그의 시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에서 나를 또 비웃고 있다.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 붓는다. //
할 말 없어 돌아 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이런 팍팍한 먼지 나는 현실을 잠시 벗어나고자 보는 TV 드라마 한 편이 나를 유쾌하게 만든다. '이순신'과 '하얀 거탑'을 통해 빼어난 연기를 보여 주었던 김 명민, 그가 '강마에'라는 또 다른 범상치 않은 등장인물을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훌륭히 연기해 내고 있다. 사회화 과정 속에서 위선적인 말로 무장하며 살도록 훈련 받아 온 우리들에게 '강마에'는 '위악' 그 자체의 어법으로 충격적 이고 신선한 어록을 남기고 있다.

"똥 덩어리! 변두리 카바레 악사! 치매! 거지 근성!" 점점 주변부로만 밀려나는 인생들이 그나마 자신에게나마 위안 받고자 기웃거리는 변두리 오케스트라 문턱에서 강마에는 가차없이 매번 잔인할 정도로 까칠한 말로 그들의 머리 위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그러나 그러한 강마에가 때로는 귀엽고 멋있게 느껴지는 것은, 그의 말에는 위선의 먼지가 묻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의 말들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사실적이고 논리적이다. 그 위악적 진실성이 위선에 찌들은 사회 속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진실적 감동을 갈구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시인 오규원도 아름다운 시 한 편을 남겨 나를 위로해 주고 있다.

겨울 숲을 바라보며//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 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 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 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 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를 더 얻는다.//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죄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305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880 | 4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697 | 9일전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195 | 9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156 | 9일전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38 | 9일전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12 | 9일전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663 | 10일전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44 | 10일전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06 | 10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22 | 10일전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45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44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180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549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44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 더보기

욕심부리면 트리플 보기 – 과욕이 부르는 실패

댓글 0 | 조회 186 | 2026.03.10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하지 마라… 더보기

수선과 복원의 예술

댓글 0 | 조회 124 | 2026.03.10
반복적인 힘(스트레스)이 가해져서 성… 더보기

지방간(脂肪肝, Fatty Liver)

댓글 0 | 조회 265 | 2026.03.07
웬만해선 아프다고 표현하지 않는 간(… 더보기

2027 한국대학 전형별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381 | 2026.03.03
2026년도 한국대학 입시가 마무리되… 더보기

Biomed&Health Sci 개강 1주일차 체크리스트

댓글 0 | 조회 331 | 2026.02.27
지난 칼럼에서는 Biomed/Heal… 더보기

자녀의 공부, 어디까지 도와야 할까

댓글 0 | 조회 722 | 2026.02.26
자녀가 학교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 더보기

외로움이 만드는 위험한 선택

댓글 0 | 조회 277 | 2026.02.25
— 고립, 멘탈헬스, 그리고 갬블링의… 더보기

봉평 장날에

댓글 0 | 조회 204 | 2026.02.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봉평 장터에서… 더보기

네스 호의 괴물, 네시(Nessie)

댓글 0 | 조회 172 | 2026.02.25
인간은 왜 아직도 그 그림자를 놓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