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칼럼 | 지난칼럼 |
전설의 바다, 전설의 출발
먼 옛날, 아직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무렵.
마오리족의 조상들이 바다를 건너오기 전, 위대한 항해자 쿠페(Kupe)는 먼 남쪽의 미지의 땅을 찾아 하와이키(Hawaiki)에서 긴 항해를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사는 섬에서 부족 사이의 분쟁을 피해 ‘신이 내린 땅’을 찾아 바다로 나섰고, 그의 전설적인 항해는 별, 조류, 바다색, 구름의 움직임만으로 이루어졌다고 전해진다.
이 항해에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 바로 지금의 ‘베이 오브 아일랜드(Bay of Islands)’였다.
최초의 도착과 발견
쿠페가 상륙한 첫 지점은 오푸아(Opua) 근처였고, 그는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섬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Ipipiri – 가슴속에 하나하나 담기에도 벅찬 수 많은 보석 같은 섬들이여.”
그가 본 이 수많은 섬은 바다 위의 진주, 그 자체로 하나의 신성한 생명체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는 이 섬들 중 하나에 바다의 여신 히네모아(Hinemoa)가 깃들어 있음을 느끼고, 그녀에게 바다의 평온함과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다.
바다의 연인 히네모아
쿠페는 바다의 정령인 히네모아를 매일 새벽 바다에서 마주했다고 한다.
그녀는 수면 위로 살짝 떠올라 긴 검은 머리칼과 파란 눈동자, 그리고 파도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 항해자들의 방향을 알려주는 소리의 나침반이 되었다고 전해지며, 어느 날 쿠페는 그녀를 따라가듯 배를 저어 가장 동쪽의 섬에 닿게 된다.
그곳은 지금의 로버슨 섬(Motuarohia Island), 마오리어로는 모투아로히아, 즉 “바다의 연인이 누운 섬”이라는 뜻을 가진다.
사랑과 이별
쿠페는 히네모아와 함께 머무는 동안 이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는 이 섬에 영원히 머물 수 없음을 알고, 자신의 후손들에게 이 아름다운 땅을 남기기 위해 다시 항해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히네모아는 그가 떠나는 날, 바다 한가운데에서 마지막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그대여,
내 물결 위를 잊지 말고,
내 파도 위에 잠시라도 머물러 주세요.”
이 노래는 오늘날에도 바다 안개가 피어오를 때 들린다고 하며, 로버슨 섬에서는 종종 ‘슬픈 여인의 노래’가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고 전해진다.
• Motuarohia – 연인의 섬
• Urupukapuka – 고대 전사의 땅
• Motukokako (Hole in the Rock) – 신이 창문을 낸 바위
• Motumaire – 정령들이 쉬어가는 섬
이들 이름은 모두 전설, 전투, 정령, 사랑과 연결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광지가 되기 전부터 마오리들의 구전 역사로 이어져 왔다.
전설이 주는 메시지
쿠페와 히네모아의 전설은 단지 연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탐험과 정착, 자연에 대한 경외, 그리고 삶의 균형을 의미한다.
쿠페는 히네모아를 영원히 차지할 수 없었지만, 그녀가 지켜주는 바다 위에서 방향을 얻고, 그녀의 사랑을 기억하며 새로운 땅에 씨앗을 뿌렸다.
베이 오브 아일랜드는 지금도 그의 후손인 마오리족이 살아가는 터전이며, 바다 위의 모든 섬과 바람 속에는 그들의 조상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