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지란지교를 꿈꾸며

0 개 375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유 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히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친구와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는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쳐 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 된다.


우리는 흰 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며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 듯이 몰두하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창문을 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면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손이 작고 어리어도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니


같은 날 또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구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은 향기로 다시 만나 지리라.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l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50 | 3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06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58 | 8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784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3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194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63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37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17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67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34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2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67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68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199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604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66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 더보기

욕심부리면 트리플 보기 – 과욕이 부르는 실패

댓글 0 | 조회 206 | 2026.03.10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하지 마라… 더보기

수선과 복원의 예술

댓글 0 | 조회 144 | 2026.03.10
반복적인 힘(스트레스)이 가해져서 성… 더보기

지방간(脂肪肝, Fatty Liver)

댓글 0 | 조회 291 | 2026.03.07
웬만해선 아프다고 표현하지 않는 간(… 더보기

2027 한국대학 전형별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407 | 2026.03.03
2026년도 한국대학 입시가 마무리되… 더보기

Biomed&Health Sci 개강 1주일차 체크리스트

댓글 0 | 조회 358 | 2026.02.27
지난 칼럼에서는 Biomed/Heal… 더보기

자녀의 공부, 어디까지 도와야 할까

댓글 0 | 조회 749 | 2026.02.26
자녀가 학교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 더보기

외로움이 만드는 위험한 선택

댓글 0 | 조회 299 | 2026.02.25
— 고립, 멘탈헬스, 그리고 갬블링의… 더보기

봉평 장날에

댓글 0 | 조회 221 | 2026.02.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봉평 장터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