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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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0 개 877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박 형권


중랑천에 꽃 피었다는데

꽃구경이나 갈까

대문 앞이 허전하여 치어다보고 내려다보고

어디가 비어 있나 샅샅이 뒤지고서야

아, 자전거가 보이지 않는다

도둑맞았구나

아내의 장바구니를 실어나르고

딸의 심부름을 실어나르고

내 새벽 둔치 길을 실어나른 식구 같은 자전가가 사라지고 없다

아내도 나오고

주인집에서도 나오고

이층 열 식구가 다 나오고

한골목 사람들 모두 나와서 추리하기 시작했다

용의자는 떠오르지 않고

내 속에 잠겨 있던 의심만 떠올랐다

이 골목의 새벽을 뒤지고 다니는 사람은 두말할 필요 없이 분리

수거 할머니!

옆집 목련꽃이 속 보여주는 것마저 의심하며 고물상으로 달렸다

가다가 멈칫!

_아빠, 어디 가세요?

학교 갔다 오는 딸처럼

<우리 슈퍼> 좌판 앞에서 자전거가 나를 부른다

_새벽에 담배 사고 세워놓고 가더니 이제 찾으로 오는 거야?

목련꽃 보기 부끄러워 돌아올 수 없었는데

자전거가 나를 살살 달래가며 집 앞까지 끌어다놓았다

네가 나를 훔쳐갔다

나한테 용서받는 것이 제일 어렵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l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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