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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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의 장례식

blessed
0 개 861 조기조

개인용 컴퓨터(PC)나 전화기, 팩시밀리 등은 통신의 끝점이 된다. 그래서 터미널 또는 단말장치라고 부른다. PC를 다른 컴퓨터와 통신 회선으로 연결하여 정보를 주고받는 PC 통신은 주로 전화망에 모뎀을 사용하여 문자, 숫자, 영상, 음성 데이터 등을 주고 받았다. PC끼리 서로 연결하여 통신하지만, 보통은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트 컴퓨터(서버)에 가입한 사람들이 PC로 접속하여 이용했다. 


처음에는 통신망으로 전화망(PSTN)을 쓰다가 종합정보통신망(ISDN)과 광통신망(FTTH)이 나오자 속도와 정확성이 높아졌다. 호스트 컴퓨터에서 특정 그룹의 운영자인 시삽(sysop)은 ‘시스템 오퍼레이터(System Operater)’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었다. PC통신이 주로 게시판(BBS)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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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C통신 서비스 중의 하나인 ‘천리안’이 오는 10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1985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9년 만이다. 당시에는 ‘하이텔·나우누리·유니텔·천리안’ 등 4대 PC통신이 있었는데 천리안이 마지막으로 사라진다. 


천리안을 운영했던 ‘미디어로그’는 포털 서비스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서비스를 지속하려 노력했지만,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양질의 메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서비스 종료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하였다.


1986년에 새로 나온 286AT 16비트 PC와 24핀 도트(dot) 프린터를 포니 엑셀 1500cc 승용차 값을 주고 샀다. PC의 하드디스크는 20메가바이트(MB)였고 컴퓨터를 가동할 수 있는 운영체제가 플로피디스크에 있어서 그걸(DOS) 먼저 넣고 PC를 켜야 했다. 우리가 쉽게 쓰는 ㅎ.ㄴ글이 그 당시에 처음 나왔다. 자료처리에 좋은 ‘엑셀’은 당시에는 없었고 그 전신인 ‘로터스 1-2-3’이라는 것을 썼다. 


물론 한글이 안 되어 ‘도깨비’라는 한글 프로그램을 먼저 올려놓고 써야했다. 이제 와서 그때를 보면 격세지감이나 상전벽해로는 약해서 안 되겠다. 인공지능이 말을 알아듣고 일을 척척 다 해 주니 이게 바로 알라딘의 요술램프 아닌가?


나는 한국경제신문사의 ‘한경 KETEL’에서 시작하여 ‘하이텔, 소백’을 썼다. PC에서 01410번으로 전화를 걸면 팩시밀리 걸리는 것처럼 삐익 소리가 나다가 철컥 연결되었다. 전화선으로 모뎀을 이용해 가입자들끼리만 연결하는 PC통신 이용자는 1996년에 약 300만명 정도였다. 그런데 94년에 미국에 가니까 웹 브라우저에서 홈페이지를 열어보고 거기서 이메일을 주고받고 있었다. 


1985년에 한국데이터통신(LG데이콤 전신)의 전자사서함 서비스로 출발한 천리안은 1990년대 초반에 PC통신 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초고속인터넷이 널리 퍼지자 새롭게 등장한 네이버·다음 등 포털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7년 2월에 하이텔이, 2013년 1월에는 나우누리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유니텔은 2022년 6월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39년 만에 천리안의 장례를 치르는 것이다. 스마트폰도 느리다고 하는 빨리빨리의 한국인이 아니던가.



가끔 어떤 관광지에 가면 마차가 있어 타 보게 된다. 말 한 마리가 큰 수레를 끄는데 가족 서너 명은 너끈히 탈 수 있다. 일본에는 두 사람이 앉는 인력거가 있는데 그걸 사람이 끌고 다니며 가까운 거리를 둘러보게 한다. 그냥 타 보는 것이지 그게 주요 교통수단은 아니다. 엄청나게 늘어나는 이동인구와 물동량을 인력거와 마차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가느다란 두 줄이 꼬인 전화선에 모뎀을 연결해 겨우 문자나 주고받던 PC통신이 스마트폰 시대에 어찌 살아남겠는가? 팩시밀리가 거의 사라졌고 이메일도 불편해 스마트폰의 SNS(주로 카톡)가 대중 통신수단이 되었다.


2010년대에 피처폰(Feature phone)을 대신한 스마트폰(Smart phone)이 나오자 혁신이라고 했다. 마산의 수출자유지역에 있던 ‘노키아TMC’가 당시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피쳐폰을 만들었고 세계 제일이었는데 이미 사라지고 없다. 버튼식 전화기(피처폰)에만 안주하다 스마트폰을 내다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과 10여 년 전의 일이다. 전화기에 컴퓨터가 들어간 스마트폰은 5세대 통신을 하고 있는데 6세대를 향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PC, TV, 라디오, 카메라, 내비, 번역기 등 모든 기능이 다 들어가는 융합체이고 의료기기가 되기도 한다. 앱을 심으면 하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보조 메모리도 싸고 대용량이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있어 세상일을 다 해 낼 것 같다. 그 다음에는 무슨 통신기기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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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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