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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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이미지

0 개 1,056 한일수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국힘당은 36%, 기타의 당에서 6%의 마음을 차지한 셈이다. 국민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선 국민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정치에 반영하여 국민들을 만족시켜줄 때 행복감을 느끼고 투표에 반영된다.

 

그러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어떠한 요소가 작용할 것인가? 여기엔 정치세력 즉 정당의 기능적인 이미지와 상징적인 이미지가 총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기능적인 이미지는 정당의 정강정책, 실천력, 실행 결과에 대한 만족도 면에서 느끼는 심리적 작용에 의하여 마음속에 그려지는 심상(心象)이다. 반면 상징적 이미지는 정당의 이념이나 표상, 구성원의 태도가 국민들의 자아이미지와 일치할 때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국민들의 마음속에 들어가기 위해선 기능적인 이미지 관리만 가지고는 안 된다. 정당 이름의 작명에서부터 시작하여 정책이름, 상징물 제정,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 설정, 배지(Badge), 당원의 서비스, 로고 문자, 로고 도안, 로고 음(音), 디자인, 상징 색상, 정당의 사회적 활동 등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인들을 망라해서 이미지 통합화 작업을 지속적, 장기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된다.


선거에서 이미지 정치란 후보의 기능적인 강점을 부각시키는 것보다 유권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측면이 강하게 작용한다.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케네디 후보는 상대방 닉슨 후보와의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젊고 건강한 이미지를 부각해서 성공했다. 다원화 사회가 되다보니 복잡한 정책을 이해하기 보다는 이미지로 마음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1987년 대선 당시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는 최초로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를 채용해 안정성과 보수성을 강조했고 전두환 대통령의 이미지와 차별화를 시도해 ‘보통 사람’의 이미지를 극대화함으로서 여권 후보 1인과 야권 후보 2인이 경쟁한 3자 구도에서 36.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4.10 선거를 계기로 출현한 정당들이 나름 데로의 정당 색을 설정하여 이미지를 각인시키려고 했는데 유권자 입장에서는 혼돈스러운 상황이었다. 이미지 메이킹에 사용되는 전략 중 대표적인 것은 통일된 색채 표현을 통해 정당이나 후보자 자신을 대중의 뇌리에 부각시키는 것이다. 국힘당과 민주당은 뚜렷하게 빨강과 파랑으로 대비되어 있었는데 대비 점을 살펴볼만 하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국민을 위한 정당, 깨끗하고 투명한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해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당의 상징 색을 파랑에서 빨강으로 바꾸었다. 보수를 지향하는 정당인 새누리당이 파랑을 버리고 빨강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이 버린 파랑을 진보 성향인 민주당이 상징 색으로 채택했는데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민주당은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새누리당이 버린 파란색을 당 색깔로 도입한 것이다. 좌파라는 이미지를 보수의 파란색으로 희석시켜버린 것인데 파란색은 기본적으로 신뢰감을 주는 색이기 때문에 적절한 색깔 마케팅이었다.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지만 탄핵으로 결국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고 말았다. 이어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켰으니 성공한 셈이고 지금까지 파란색을 유지하고 있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후신인 국힘당은 0.73%의 차이로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켰지만 2년 후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에 참패를 당하는 결과를 맞았다. 이미지 마케팅 입장에서 평가할 때 당의 색깔로 인한 영향도 컸으리라 짐작된다. 실제로 선거 기간 중 국힘당의 행사나 선거 운동 캠페인 등에서 빨간 점퍼로 통일되어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부정적인 정서를 느꼈다고 본다.         


색은 역사와 문화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붉은 색은 태양을 상징하고 젊음과 정열을 상징한다. 또한 혁명, 유혈, 격렬을 상징하기도 한다. 현대에 와서는 빨강은 혁명,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나타내는 정치적인 상징색이 되고 있다. 전 세계의 공산 국가가 한결같이 붉은 기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빨강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해방과 6.25 등을 겪으면서 빨강에 대한 심한 콤플랙스를 지니고 있다. 한편 파랑은 하늘과 물의 상징성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 파랑은 영원성, 희망, 조화, 진실을 상징하고 있다. 푸른빛은 하늘의 신들과의 관련에서 신의 지혜, 진리, 성실, 정숙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선거에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속성은 후보자의 기능적인 이미지와 상징적인 이미지에 좌우된다. 이들 이미지의 속성들이 시너지(Synergy) 효과를 발휘하여 총합적인 이미지가 우위를 발휘할 때 유권자 개인의 한 표를 가져오는 것이고 그러한 한 표, 한 표의 총합이 상대방 표보다 우세할 때 당선이 되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선출 할 때는 해당 정당의 기능적인 이미지와 상징적인 이미지, 정당 대표의 이미지, 구성원들의 이미지, 후보자의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표로 연결된다. 대통령 중심제하에서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집권당의 이미지와 직결되어 표에 반영될 것이다.  


지난 한국의 4.10 선거를 지켜보면서 뉴질랜드와는 확실히 다른 풍토를 실감할 수 있었다. 과잉된 선거 열기는 생사를 가름 하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고 선거를 통해 국민들 분열이 촉진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정치지도자의 역량은 국가와 민족의 명운을 가름하는 역할을 한다.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남한에서는 4.10 선거 결과를 볼 때  동과서가 정치 성향에 따라 확연히 분리되어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화합을 도모하고 지역 간의 극렬한 이념 성향을 완화시켜 나갈 일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제 성장과 문화 부흥을 더욱 공고히 함과 동시에 남북통일의 위업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지도자가 출현하기를 갈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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