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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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0 개 788 박기태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잔병치레를 하며, 힘이 없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며, 매우 신경질적인 아이를 말한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튼튼하지만 물렁물렁한 물살이 차고, 피부에 탄력이 없고 근육 발달이 늦은 비만형의 허약아도 있다.


허약아의 증세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건강한 아이라고 해도 한두 가지 정도의 허약 증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건강한 아이라고 해서 오장육부가 모두 건강한 것은 아니고, 또 허약한 아이라고 해서 오장육부가 모두 허약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아이가 허약하다고 생각될 때는 막연히 허약 체질인가 보다 하고 체념하기보다는, 한방에서 말하는 오장육부의 개념을 따라서 어느 장부가 어떻게 허약한지 잘 살펴보면 아이에게 부족한 것이 잘 드러나고 증세를 잘 파악할 수 있어 치료 방법을 찾기가 수월해진다.


한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초등학생 정도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한의원의 보약을 지으러 와서 대개 “어린이 보약은 언제 먹어야 하고 또 얼마나 먹여야 하나요?” 하고 질문한다. 사실 보약이란 기본적으로 허약한 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먹는 첩 수나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얼마나 건강한지 또는 허약한 지가 기준이 된다. 다시 말해 그냥 둬도 잘 자라는 아이는 보약이 전혀 필요하지 않지만, 한 달이 멀다 하고 병치레가 잦은 아이는 일년에 몇 번이라도 보약을 먹여야 한다는 말이다.


허약아 중에는 기관지와 폐 등의 호흡기가 허약한 어린이가 가장 흔하다.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공해가 심해지고, 또 아파트라는 밀폐된 환경 탓으로 많은 어린이의 기관지와 폐가 유난히 취약해져 있는 것이다.



기관지와 폐가 허약한 어린이는 대개 다음과 같은 증세를 보인다.


첫째, 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오래가며, 심한 경우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지내기도 한다.


둘째, 감기에 걸리면 감기로 끝나지 않고 걸핏하면 천식이나 폐렴이 된다.


셋째, 감기는 자주 걸리지 않지만 축농증.비염.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늘 코가 안 좋아서 이비인후과를 자주 찾는다. 또한 치료를 받는 중이라도 감기만 들면 도리어 이런 증세가 악화된다.


넷째, 목이 붓고 열이 잘 나며, 잠잘 때 식은 땀을 많이 흘린다.


다섯째, 밥도 잘 먹고 체격은 좋지만 기관지가 늘 약해서 목이 잘 쉰다. 그리고 목에 가래가 자주 끼어 장기침을 자주 한다.


자녀에게 이런 증세가 있는 부모는 자녀의 허약한 기관지만 탓할 것이 아니라 어린이가 기관지나 폐에 나쁜 환경에 놓여있는지 않은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특히 아파트는 1년 내내 거의 동일한 실내 온도에 건조한 환경이기 때문에 기관지에 그다지 좋지 않다. 이런 경우 집 안에 수족관이나 화초를 들여 놓는 것도 습도를 조절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한의학에는 형한음냉상폐(刑寒飮冷傷肺)라 하여 몸을 차게하거나 찬 음료를 마시는 것은 폐를 상하게 한다고 보는데,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는 형한음냉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민간요법으로는 오과다(호두.은행.대추.생밤.생강)를 만들어 마시거나, 은행을 구워 먹거나, 호두를 그냥 먹는 것도 좋다. 또 기침이 잦을 때는 수세미 물도 좋은데, 어느 경우에나 금방 낫지 않고 기침이 계속될 경우에는 한의사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밥 한 끼를 먹일 때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집이 있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군것질할 것도 많고 간식이나 각종 음료수도 풍족하다. 그래서 밥을 먹지 않거나 편식이 심한 아이를 둔 부모들은 이런 군것질 거리가 아이에게 너무 쉽게 노출되어 있지 않은지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화기 계통이 허약하여 비위가 약한 아이들의 중요한 증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흔한 것이 식욕부진이다. 또는 편식을 한다든지, 먹을 때는 많이 먹고 안 먹을때는 전혀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둘째, 조금만 과식하거나 비위에 맞지 않는 음식물을 먹으면 헛구역질이나 구토를 한다.


셋째, 식사 때가 되면 꾀병처럼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평소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한다.


넷째, 장까지 약한 경우에는 배탈.설사를 자주 하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변을 본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렇게 소화기관이 약한 어린이는 살도 안 찌고 야위며, 감기에 잘 걸린다. 비위뿐만 아니라 장까지 약한 경우에는 허약한 정도가 심해지는데, 이런 어린이는 특히 우유를 싫어하거나 잘 먹지 못하고, 성장이 느려 체중 미달인 경우가 많다. 부모 중에도 이런 증세를 가진 경우가 있기 마련이어서 ‘저 아이는 누굴 닮아서 그렇다’, ‘원래 장이 약해서 그렇다’고 하면서 내버려두곤 하는데, 되도록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심장이 약한 어린이는 한마디로 신경이 예민하다. 한방에서 심장은 순환기관인 심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분야까지도 포괄하기 때문에 심장이 약해지면 다음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고 본다.


첫째, 겁이 많아 무서움을 잘 타며 깜빡깜빡 놀란다. 또 경기를 자주 일으키거나 심하면 간질로 발전할 수 있다.


둘째, 주위가 산만하거나 내성적이어서 친구들과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다.


셋째, 잠을 잘 자지 않거나 자더라도 깊이 잠들지 못해서 하루에도 여러 차례 깨거나 운다. 이런 아이는 대체로 불안.초조.신경질을 잘 내는 경향이 있다.


넷째, 자다가 일어나서 비몽사몽 간에 걸어 다니는데 아침에는 기억을 전혀 못하는, 이른바 소아 몽유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어린이들은 정서적인 자극이나 갑작스러운 자극을 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집주위가 시끄럽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또 무서운 영화나 만화를 보지 못하게 하고, 평소 고전 음악 등으로 정서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또한 겁이 많은 아이라고 해서 겁을 없애기 위해 부모가 억지로 무서운 훈련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방에서는 온담탕.귀비탕.안신탕 등을 처방하는데 비교적 좋은 효과를 보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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