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문화어와 한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평양문화어와 한류

0 개 993 조기조

북에서 한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던 모양이다. 몇 년 전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라고 있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아무리 돌풍이라도 북으로 날아갈 정도로 높은 산이 없으니 사실일 수 없는 일이지만 보다가 보면 북한을 오해할 만하다. 남남북녀의 주인공이 아닌 남녀북남의 사랑이야기다. 세트로 꾸민 북한의 전방 초소 중대장이 사는 관사 주변의 모습과 아낙들이 쓰는 말이 북한 말일까 싶다. 억센 함경도 사투리는 알아듣기 어렵지만 TV에 나오는 북한 아나운서의 말투는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평양문화어인가?


남북의 합의로 이제 남에서 북으로 풍선을 날리지 않으니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과 수십만의 외화벌이 일꾼 등을 통해 남한 정보가 북한에 유입되는 모양이다. 북한을 이탈해 남한에 사는 사람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USB나 CD, 라디오 등을 담은 커다란 풍선을 북으로 날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하면 북한의 주민들에게 남한의 문화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까? 휴대전화가 500만대를 넘었고 컴퓨터 사용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MZ 세대’는 해외 정보와 남한 문화에 어떻게든 접근하고 있다. 남한의 말과 다른 평양문화어는 “아저씨”를 “아버님”, “오빠”를 “형님”, “여보”를 “반려자”로 부르며 주체사상을 반영한 어휘와 표현이 많다. 그런데 사랑하는 남자를 “오빠”라고 부르고 ‘최고 존엄’ 말고도 아무개 이름 뒤에 ‘님’자를 예사로 붙여 부르는 ‘썩어빠진(?)’ 남한식의 표현이 널리 퍼지자 이런 현상이 북한의 세습 독재 체제를 밑으로부터 붕괴시키는 강력한 위협 요소라고 본 것이다. 



“평양문화어보호법”에서 “평양문화어는 우리의 고유한 민족어를 현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킨 가장 순수하고 우수한 언어로서 우리나라 국어인 조선어의 기준이다. 괴뢰말은 어휘, 문법, 억양 등이 서양화, 일본화, 한자화되여 조선어의 근본을 완전히 상실한 잡탕말로서 세상에 없는 너절하고 역스러운 쓰레기말”이라고 한다. 우리도 북한 정권을 괴뢰(傀儡)라고 하고 북한의 군대를 괴뢰군(傀儡軍)이라고 불렀다. 괴뢰란 허수아비와 꼭두각시를 말한다. 주체성이 없어 주위에 휘둘리는 존재라는 것이다. 괴뢰면견사단(傀儡面牽絲斷)이란 말이 있다. 끈 떨어진 꼭두각시란 뜻으로 믿고 의지하던 것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의 속담이다.


“평양문화어보호법”은 “세관을 비롯한 국경검사기관과 국경경비부문, 해당 기관은 인원과 물품, 화물, 운수수단에 대한 검사를 엄격히 하고 경비근무를 강화하여 괴뢰말 또는 괴뢰서체로 표기된 물건짝들이 우리 경내에 새여들어오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고 하며 “해당 법기관과 기관, 기업소, 단체는 공중감시 및 수색을 강화하여 괴뢰들이 들여보낸 삐라와 더러운 물건짝들을 모조리 찾아내며 그 취급처리를 바로하여 적지물을 통한 괴뢰말의 류입을 차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지도, 감독, 감시, 통제, 처벌 이외에도 기술적인 방책으로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은 손전화기, 콤퓨터, 봉사기에 국가적으로 지정된 ‘괴뢰말투제거용프로그람’을 의무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터넷 검열이다.


남북의 합의로 1992년 2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발효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제16조는 “남과 북은 과학. 기술, 교육, 문학. 예술, 보건, 체육, 환경과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및 출판물을 비롯한 출판. 보도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실시한다.”고 되어 있다. 그간 문화사절단이 왕래한 적이 있다. 북의 응원단이 남측에 왔다간 적도 있다. 그건 김정일 때의 일이다. 남측에 대해 자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죽음을 무릅쓰고 북한을 이탈한 사람들이 많다. 


Madeleine Gavin이 감독한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는 2023년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한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작품은 2000년부터 1,000명이 넘는 탈북자를 구출한 한국의 인권운동가이자 갈렙선교회를 운영하는 김승은 목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북한에 남겨 두고 온 젊은 아들을 어떻게든 남한으로 데리고 오려는 어머니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한 가족이 중국 국경에서 만나 태국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하는 김승은 목사의 헌신적인 장면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왜 이렇게 목숨을 걸고 탈출을 하려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이 이들 뿐일까?


모든 국가의 멸망은 내분, 내홍에서 기인한다. 외침보다 자폭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도 내부 갈등과 불만은 누적되고 있다. 자유도 중요하고 경제적 불만도 무서운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했다. 


남들이 다 가지고 있고 향유하는 문화와 자유가 없다는 것을 알면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를 우려해선지 2020년 12월에 북한 당국이 한류 등 모든 외부문화, 종교, 자본주의적 생활방식 등 북한 당국의 규범에 맞지 않는 행동, 사실상 김정은의 권력 유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뿌리 뽑기 위해 “반동사상배격법”을 만들었고 2021년 9월에는 “청년교양보장법”도 만들었다. 인민들이 남한의 문화에 물들어 이대로 두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라고 놀란 것 같다. 세계적으로 번지는 한류를 차단하기 위하여 바로 작년에 “평양문화어보호법”을 만든 것이다. 이 법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검열하고 단속과 강력한 처벌을 하게 한다. 북한의 프로그램으로 브라우저와 앱을 만들고 외국의 것은 차단하는 정보기술로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법으로 자유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 물이 배를 띄우지만 뒤집어엎기도 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c6f41c41e4435f6d71b571a69ab6fda1_1707856287_0481.jpg
 

■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169 | 12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65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0 | 3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0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31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0 | 10일전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27 | 10일전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58 | 10일전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66 | 10일전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1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38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5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88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2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47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8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28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5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1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g…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3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4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4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0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