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햇저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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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햇저녁상

rosenz
0 개 1,224 김성국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제 때에 난 햇감자로 

뜨끈한 감자옹심이가 올려 진 

저녁 밥상


밥상 물리기도 전에 

제 때에 난 옥수수라며 

쪄서 반 뚝 잘라 건네주는 아내


오늘만큼은 나를 흉보지 마라

이만한 호사스러움이 있을까


저문 날 

가슴 뛰게 해 준

제 때의 햇저녁상을 차린 


아내여 

우리 이제 제 나이든 티 나는 것

감추려도 말고 서러워도 말자


매일 올라서는 저울 앞에서

제 나잇살은 더 이상 

눈길 끄는 요란함이 사라졌지만 


빈약했던 우리 둘의 시간도

단정하게 가슴에 담으니 

제 때의 햇삶이 되었나니


내 인생 절반을 뚝 떼어

당신 몫이었다고 주고

당신 인생 절반 뚝 떼어

숨죽이며 지낸 그 몫은 내가 가지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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