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웃나라 호주 Perth에서 금연 정책에 관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그 컨퍼런스에서 강조된 내용 중 하나가 흡연으로 인한 사망률에 관한 것이었다.
이미 흡연은 사망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지 오래되었고 해마다 6백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세계 여기저기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매년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8백만명으로 증가될 것이라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21세기가 끝날 때면 10억에 달하는 인구의 사망 원인이 흡연과 연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20세기말에 1억에 달했던 것이 2100년에는 10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000,000,000 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뜻하는 것인지 쉽게 머리 속으로 그릴 수 있을까?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주변에서 어떤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나는 괜찮겠지?”, “나한테 그런 일은 안 일어나” 하는 소리를 듣는다.
이는 상담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흡연이 얼마나 해로운지를 이야기 나눌 때면 “담배를 거의 골초처럼 피우신 아버님도, 형님도 특별히 아프시거나 하지 않고 84세 그리고 86세에 돌아가셨어요”, “얼마전 친구가 심근경색증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저한텐 그런 일이 안생길거예요”, “암이나 다른 병으로 담배를 지금 끊지 않으면 큰일난다거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하면 담배를 끊을게요”, “아직까지 별 문제없으니 난 괜찮아”, “이만큼 살았으면 되었지 뭐 얼마나 더 오래 살겠다고 담배를 끊어, 좀 더 있다가 더이상 피우면 안된다 할 때나 끊지”....
이렇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무 생각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는 괜찮아”, “나는 괜찮겠지”, 혹은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생기겠어” 한다.
그러나 이제 “이런 일들이 나한테도 생길 수 있다” 라는 사실에 주목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를 안피우는 사람들보다 평균 10년 이상은 일찍 세상을 떠난다 한다. 또한 하루에 담배를 10개비 정도 피우는 사람들은 조기사망의 위험성이 비흡연자보다 2배정도 증가하며 하루에 담배를 25개비 정도 피우는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4-5배정도 증가한다 한다.
이에 더하여 1960년대에는 40대 중반 이후에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6명의 1명 꼴이었는데 1980년대에는 2명의 1명 꼴로 늘어났고 지금은 아마도 대략 3분의 2 정도로 늘어났을 것이라 말한다.
이 사실 속에서 정말 ‘나는 안전할 수 있을까?’
상담을 하면서 자주 묻는다.
“흡연을 해야하는 중요성이 0에서 10사이에서 어디쯤 있는지”
0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10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대부분 그 중요성을 8이상에 두고 있으나 간혹 그 중요성이 5이하에, 때로는 1-2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다.
그 중요성이 10이 아니고 7이나 8에 머무르는 경우에는 “담배가 건강에 안좋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별 문제가 없으니 100% 끊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해서요”
반대로 1-2에 머무르는 경우에는 “담배를 피우면 좀 편안해지는 것 같고 주변에서 오랜 시간 담배를 피워도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경우를 많이 보니까 굳이 담배를 끊을 필요가 있을까 해서요”
이렇게 중요성의 정도를 물었을 때 얻어지는 대답 속에서도 쉽게 느껴지는 것이 ‘나한테 그런 일은 안생겨’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한테 그런 일이 이제 생길 때라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상담시 아무 증상도 느끼지 못하고 특별히 먹는 약도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폐 나이를 측정하면 실제 나이보다 10년 혹은 20년 이상 높게 나오는 것을 보며 놀라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가운데 폐 용적이 많이 줄어들면서 점점 폐가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괜찮겠지”가 아니라 “이제 나한테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바꾸어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더 이상 망설이거나 뒤로 미루지말고 지금 용기내어 금연에 도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