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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길 떠나신 분.
반평생 긴 세월을 그리움 가슴에 싸안고
홀로 외로웠던 삶.
눈 감으신 고요로움이 차라리 평화로울까?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얼마전 내게 사돈되시는 분의 갑작스런 부음을 접했다.
제일먼저 떠오른 생각이 었다.
그 옛날 오 남매를 남겨두고 속절없이 저 세상 먼저
떠난 아내.
홀로된 남자의 삶은 무섭고 혹독했다.
다섯 살 막내가 어느덧 오십을 넘은 장년이 되었다.
고적한 밤 눈물 감추고 손자 자라는 모습보며 외로움을 달랬다.
어린애도 자라서 이제 어엿한 가장이 되었다.
한많은 세상 허리펴고 돌아볼 시간도 없는가?
어느새 구십이란 인생 종착역이 가까이에 있었다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이 쪽 저 쪽.
개똥밭에 딩굴어도 저승보단 이승이 낫다고 했는데....
지난 며칠동안 병치레를 지치도록 했다.
내 인생의 종착역도 그리 멀리 있지않음을 깨달았다.
볼을 스치는 바람결
그 부드러움이 새삼스럽게 싱그럽다
기쁨이 일렁이는 가쁜한 마음.
그저 그런 꽃 샐비어의 붉은 빛깔 무리들
오늘따라 예쁜 몸짓 휘저으며 맘껏 자랑하는듯 하다.
“그래 참 아름답다. 자랑해도 돼”
어디선가 바람속에 실려오는 잔잔한 노래소리.
자동차의 소음들
개짓는 소리가 합창처럼 귀에 울린다.
힘차게 창공을 나르는 새들의 곡예
요술 구름속에서 춤을춘다.
“그래 너희들 참 자유롭구나.”
임자없는 떠돌이 고양이의 강한 눈빛도
교감을 애원하는 애절함으로 가슴을 파고든다.
“때르릉~~때르릉~~”자즈러지게 울려대는
나를 찾는 누군가의 전화 벨 소리.
편지함에 꽂히는 공과금 고지서들.
보고 들리고 느끼고 움직이는 확실한 내 오감.
아! 나는 살아있구나.
매일을 이렇게 잘 살아가는구나.
누군가의 죽음앞에서 문득 내 삶을 다시 확인하는
매몰찬 늙은이.
나는 살아있음이 환희롭다.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내 삶을 새롭게 자축하면서 매일을
기쁨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