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여행 후

0 개 2,113 박신영
여행을 하다보면 몸이 피곤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나중에는 귀찮아지고

어서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곧잘 든다

하지만 여행을 끝내고 집에 오면 낯선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새삼스럽고

또 어딘가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오니 빨래감은 산더미같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여독을 풀기도 전에

접이식 의자를 챙겨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근교의 바닷가에 가서 의자를 펴 놓고 가만히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수평선도 쳐다보고 서핑하는 젊은이들도 구경하고

어느 바다가 제일 좋은지 나름대로 점수도 매기면서 지내던 중,

친구부부가 같이 피아바다에 가자고 했다


피아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여태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일몰이 너무 이쁘니까 보러가자고 해서 그저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갔었다

꼬불꼬불한 좁은 도로를 따라 한참 내려가니 정말 그림같은 바다가 나타났다

마치 제주도의 어느 폭포가 생각나기도 하고 하여간 그 풍광에 취해서 앉아있는데

낚시에 '미친' 친구의 남편이 어느새 고기낚으러 간다며 절벽너머로 걸어간다


아이들은 바닷가를 이러저리 뛰어다니며 놀고

나는 서핑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한국같았으면 수영금지라고 할만한 바람에, 추운 바닷물에, 늦은 시간에,

그런 조건들이 이곳 피아에서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 듯

서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하여간 백인들은 아주 강한 유전자를 타고 난 것이 분명하다


1시간여가 지났는데

저쪽에서 친구 남편이 씩씩하게 걸어온다

한손에는 낚시대를 들고, 다른 손에는 작은 아이스박스를 들고, 배낭을 멘 채

씩 웃으며 다가오는데, 뭔가 잡은 눈치였다


놀랍게도 아주 커다란 snapper(도미)  3마리가 있었다

당장 회쳐먹으러 가자며 서둘러 친구집으로 향했다

친구는 너무나 익숙한 솜씨로

후닥닥 밥을 하고 야채를 채 썰고 초고추장을 만들고, 위가 텅텅 빈 생선도 회 떴다


마침내 회덮밥을 쓱쓱 비벼서 한 숟가락 입에 떠 넣자니

아, 정말 그 맛이란, 기가 막혔다

너무 맛있어서 한그룻 먹고 또 한그릇 비볐다

한국처럼 양식한 회가 아니라 뉴질랜드의 청정해역에서 사는 'wild fish'를 먹으니

콜레스테롤이나 지방따위는 전혀 없을 것 같고 피도 맑아질 것 같고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찔 것 같지도 않고 정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회덮밥에 넣어 먹고, 또 남은 것으로 밀가루묻혀서 튀겨 먹으니

시간은 어느덧 밤 11시가 되어가고, 세상에, 한숨이 절로 나고,

그 만족감이란 표현할 길이 없다


지금껏 뉴질랜드와서 제일 좋았던 경험이다

[350] 담아놓고 누르고, 끄달리며 산다

댓글 0 | 조회 1,435 | 2007.02.13
젖먹이 아기는 담긴 마음이 없어 슬퍼… 더보기

[349] 감사하는 마음

댓글 0 | 조회 1,711 | 2007.01.30
‘나' 라는 존재의 근원은 창조주이다… 더보기

[348] 새해 복(福) 많이 쌓으십시오

댓글 0 | 조회 1,508 | 2007.01.15
복은 누군가가 주는 것일까? 부유하여… 더보기

[347] 잘되고 못되는 것

댓글 0 | 조회 1,544 | 2006.12.22
옛날 중국 북방 변경(邊境)의 요새(… 더보기

[346] 흐르는 물

댓글 0 | 조회 1,488 | 2006.12.11
흐르는 물은 머물지 않는다. 흐르는 … 더보기

[345] 큰 마음

댓글 0 | 조회 1,464 | 2006.11.27
큰 마음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다.… 더보기

[344] 참 행복(幸福)

댓글 0 | 조회 1,537 | 2006.11.13
얻고자 하는 것 얻었다고 행복해 지는… 더보기

[343] 미물(微物)들의 지혜

댓글 0 | 조회 1,551 | 2006.10.24
금년 초 동남아시아에서 지각변동으로 … 더보기

[342] 동양인이 보는 달, 서양인이 보는 달

댓글 0 | 조회 1,722 | 2006.10.09
동양인이 보는 달은 아름답고 신비로우… 더보기

순리(順理)의 삶

댓글 0 | 조회 1,593 | 2006.09.11
순리의 삶은 조화(調和)의 삶이다. … 더보기

[339] 욕심(慾心)

댓글 0 | 조회 1,414 | 2006.08.22
신이 인간을 처음 창조했을 때에 인간… 더보기

[338] 참 행복(幸福)

댓글 0 | 조회 1,321 | 2006.08.22
<본지에서는 이번호부터 문홍순 … 더보기

[15] 우리딸 맞나

댓글 0 | 조회 4,700 | 2007.10.15
2002년 어느날인가 갑자기 아이비는… 더보기

[14.] 사이먼의 첫직장

댓글 0 | 조회 3,551 | 2007.04.13
11년전 처음 이민와서 줄곧 지금까지… 더보기

[13] 웰링토니아(WELLINGTONIA)

댓글 0 | 조회 4,662 | 2006.11.28
웰링턴으로 이사 ***********… 더보기

[12] 뉴질랜드에서 도둑이라니(2편)

댓글 0 | 조회 4,383 | 2006.07.25
그날 저녁 10시쯤 창 아저씨네서 놀… 더보기

[11] 뉴질랜드에서 도둑이라니(1편)

댓글 0 | 조회 3,781 | 2006.05.10
법정까지 다녀온뒤에 우리의 차는 사고… 더보기

[10] 사이먼 법정에 서다(2)

댓글 0 | 조회 3,915 | 2006.02.07
사이먼은 좋게 이야기를 시작하며 맥도… 더보기

[9] 사이먼 법정에 서다(1)

댓글 0 | 조회 3,486 | 2005.12.12
----------------- 웰링… 더보기

[8] Porirua에서의 생활

댓글 0 | 조회 3,088 | 2005.11.11
Porirua에서의 생활은 남편과 나… 더보기

[7] 웰링턴을 향해 네번째 짐싸기

댓글 0 | 조회 4,454 | 2005.09.28
드디어 웰링턴으로 내려가기 위한 네번… 더보기

[6] 뉴질랜드 북섬을 정복하다

댓글 0 | 조회 4,725 | 2005.09.28
1997년 한 여름, 남편의 친구인 … 더보기

[5] 세번째 짐싸기와 휘어진 상다리

댓글 0 | 조회 4,562 | 2005.09.28
힐스브로우에서 엘리어슬리 아파트로 이… 더보기

[4] 두번째 짐싸기

댓글 0 | 조회 4,410 | 2005.09.28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어느 일요… 더보기

[3] 첫번째 짐싸기

댓글 0 | 조회 4,607 | 2005.09.28
일주일을 로토루아에서 어떻게 보냈는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