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뜻, 제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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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0/20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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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하늘이 만물만상을 내었다(창조하였다). 만상만물은 하늘 뜻(섭리, 순리)으로 나고 하늘 뜻으로 존재하고 하늘 뜻으로 소멸한다. 일체가 하늘의 뜻이다.
우주에 무수히 존재하는 별들의 나고 듦도, 일정한 궤도를 주기적으로 정확히 도는 것도 하늘 뜻이다.
식물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도 새가 알을 까고 자식을 기르는 것도 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먹는 것도 병들어 죽는 것도 하늘 뜻이다.
봄에 새싹이 움트고 여름에 쨍쨍 내려 쬐는 햇빛을 받아 탄소동화작용을 하고 비를 맞아 수분을 듬뿍 마시는 것도 가을에 열매 맺고 겨울에 잎을 떨구고 쉬며 봄 맞을 준비를 하는 것도 모두 하늘 뜻이다.
폭풍 한설(寒雪)이 휘몰아치는 것도, 번개가 천지를 울리며 하늘을 가르고 벼락이 땅을 내리치는 것도, 화산이 불을 뿜어내고 지진이 땅을 뒤흔들어 쪼개는 것도 하늘 뜻이다.
일체가 하늘 뜻인데 사람은 속에 제 마음세계를 가지고 제 뜻을 따라 산다. 하늘이 낸 세상 안에 있으면서 제 마음 속에 다른 세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하늘 뜻을 따르지 않고 제 뜻을 따른다.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다. 좋으면 가지고 좋지 않으면 버린다. 제 욕심을 따라 가지고 이루려 하고 정을 따라 산다. 이것이 하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하늘 뜻을 거스르니 고통, 근심이 있고, 짐 지고 산다.
하늘의 별도, 바다 속 물고기도, 이름 모를 들꽃도, 숲 속의 호랑이도, 파리도, 박테리아도 하늘 뜻 따라 살고, 바람도, 구름도, 물도 그냥 하늘 뜻 따라 흐르는 것은 제 뜻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늘 뜻을 따라 살지 못하는 것은 제 뜻을 가지고 있어서이다. 제 뜻을 가지는 것은 마음세계를 가져서이다.
자기의 마음세계는 살면서 오감(五感)으로 인식한 모든 것 - 온갖 장소(살던 집, 학교, 산, 들, 강, 바다, 태양, 달…)와 인연과 삶의 사연과 욕심부리고 집착을 가졌던 것(재물, 명예, 지식…), 나 자신 - 을 사진 찍듯이 마음에 찍어 놓은 것이다. 이렇게 사진 찍어 놓은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 없애고 사진을 찍고 그것을 담고 있는‘나의 몸’마저 다 없애면 마음세계가 없어져 나의 뜻이 없어지니 하늘 뜻으로 살게 된다.
마음세계는 하늘이 낸 진짜 세상을 찍어 놓은 사진으로 가짜(虛)이고 자기 속에만 있는, 실제로는 없는 것이다.
사람은 마음세계에 갇혀 참 세상을 모르고 참 세상에서 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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