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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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유감?

0 개 2,200 김준

지난 5월 세계 고등학교 교육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가 하나 있다. 

 

5월 초에 치러진 2016년 IB May Final exam의 Physics 시험문제가 그것인데 이 여파가 얼마나 클지 그리고 야기된 문제가 어떻게 해결 되 나갈지에 대해 필자를 포함한 많은 교육 관련업 종사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핵심은 사실 단순하다. 시험 문제가 너무 어려웠고 2016년 새로 적용되는 Syllabus (교육내용지침)에는 부합하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이 대거 출제 됐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너무나 생소한 문제 형식과 내용 때문에 소위 말하는 ‘공부한 내용은 하나도 안 나오고 엉뚱하고 어려운 문제만 출제 됐다’는 불만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고 누군가가 Change.org라는 의견수렴 사이트에 IBO의 대처를 요구하는 title을 개설해서 현재 17000여명이 서명을 한 상태다. 서명자중엔 현직 교사들까지 포함되어있다. 

 

그들의 주장은 이렇다.

 

‘교육내용 개편은 학생들이 뭐라 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른 시험문제가 학생들과의 ‘소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다. IBO 각성해라’

 

이 사안에 관련된 트윗들을 보면 ‘시험지를 받는 순간 Ox-bridge의 꿈을 접었다’는 이야기부터 시험 보는 내내 울었다는 이야기, 자신이 시험을 망친 진짜 이유는 문제가 어려웠던 것 때문이 아니라 옆 학생이 계속 소리 내어 흐느꼈기 때문이라는 글도 있고, 이 따위 시험 때문에 2년동안 명문대를 준비하며 모든 spec을 쌓아온 딸의 계획이 무산됐다며 분노를 터뜨리는 어머니의 글도 있다.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험문제를 필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 정규학교들에는 이미 배포가 됐지만 IBO가 나 같은 사람을 챙길리도 없고.. 하지만 인터넷의 각종 포럼에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어려웠던 문제들을 서로서로 물어보는 글들을 읽으며 대략적인 내용을 읽을 수 있었고 이러한 상황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었다. 

 

시험문제가 1999년 시행되어 2015년 까지 Minor change만 단행하며 그 큰 줄기는 유지해 오던 기존의 syllabus 시험문제 패턴에서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항상 이런 말로 시작하면 저런 것을 물어보는 문제 패턴이었는데 쌩뚱맞은 다른 부분을 질문 해서 학생들이 허를 찔린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문제들.. 또한 챕터 별 기본내용의 적용이나 활용에 무게를 주던 문제 패턴에서 그 기본 내용의 근본적인 이해와 유도를 묻는 문제들.. IB 학생들에겐 지옥 같은 시험이 될 수도 있었겠다 싶다. 그런데 막상 필자에게는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필자가 실력이 뛰어나 모든 패턴을 순간 파악하기 때문이면 좋겠지만 (^^;) 그 보다는 이미 많이 경험을 해 본 문제 형식들이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내용면 에서는 캠브리지 과정의 시험과 수업내용을 많이 적용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거의 복사하다시피 한 것도 있다), 형식적인 부분에선 학생들을 헷갈리게 만들기로 유명한 SAT subject와 AP style을 참고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결론적으로 전형적인 IB ‘스타일’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세계 3대 교육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문제들이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공부하는 내용의 이해와 적용에 힘쓰기 보다는 기출문제만 열심히 풀면서 시험준비를 했던 학생들에게는 재앙 수준의 문제들이었겠지만 반대로 Physics를 ‘알고 싶어서’ 공부했던 학생들에게는 그리 큰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실제로 예의 의견수렴 사이트에 ‘다들 왜 이리 난리야? 별거 아니던데’라는 글을 올렸던 학생도 있었던 것을 보면 필자의 생각이 억측만은 아닐 듯 하다. 

 

인터넷에서 각종 시험의 기출문제를 다운받아 볼 수 있게 된 것은 2005~6년부터다. 적어도 과학과목은 그랬다. 그 이후부터는 사실 copyright가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시험지들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이는 학생들에게 기출문제만 잘 풀어보면 시험준비는 끝! 이라는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을 주입시키고 말았다. 실상 기출문제는 시험 준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데도 말이다. 

 

학생들이 이렇게 ‘무임승차’ 아닌 ‘저임승차’로 대학에 진학하는 사태를 문제 출제자들은 그냥 넋놓고 바라보고 있을까? 학생들에게 자료가 개방되는 만큼 출제자들에게도 세계 각 나라의 시험문제와 패턴들이 공개되어 왔고 틀에 박혀 있는 문제형식을 개혁할 수 있는 자료들은 이제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IB Physics 시험문제의 논란은 결국 ‘안일한 태도의 학습법이 학생에게 남기는 치명적인 결정타’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학습법은 정공법’이라는 두 가지 사실로 귀결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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