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12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섬진강 12

0 개 1,319 오클랜드 문학회

글쓴이 :  김 용택 

 

세상은 별것이 아니구나. 

우리가 이 땅에 나서 이 땅에 사는 것은 

누구누구 때문이 아니구나. 

새벽잠에 깨어 

논바닥 길바닥에 깔린 

서리 낀 지푸라기들을 밟으며 

아버님의 마을까지 가는 동안 

마을마다 

몇 등씩 불빛이 살아 있고 

새벽닭이 우는구나. 

우리가 여기 나서 여기 사는 것 

무엇무엇 때문도 아니구나. 

시절이 바뀔 때마다 

큰 소리 떵떵 치던 

면장도 지서장도 중대장도 교장도 조합장도 평통위원도 

별것이 아니구나. 

워싱턴도 모스크바도 동경도 서울도 또 어디도 

시도 철학도 길가에 개똥이구나. 

아버님의 마을에 닿고 

아버님은 새벽에 일어나 

수수빗자루를 만들고 

어머님은 헌 옷가지들을 깁더라. 

두런두런 오손도손 깁더라. 

아버님의 흙빛 얼굴로, 

어머님의 소나무 껍질 같은 손으로 

빛나는 새벽을 다듬더라. 

그이들의 눈빛, 손길로 아침이 오고 

우리들은 살아갈 뿐, 

우리가 이 땅에 나서 이 땅에 사는 것 

누구누구 무엇무엇 때문이 아니구나. 

비질 한 번으로 쓸려나갈 

온갖 가지가지 구호와 

토착화되지 않을 

이 땅의 민주주의도, 

우리들의 어설픈 사랑도 증오도 

한낱 검불이구나. 

빗자루를 만들고 남은 검불이구나하며 

나는 헐은 토방에 서서 

아버님 어머님 속으로 부를 뿐 

말문이 열리지 않는구나. 

목이 메이는구나.

 

아버지가 보고 싶다

댓글 0 | 조회 1,268 | 2016.11.22
글쓴이: 이 상국자다 깨면어떤 날은 … 더보기

현재 섬진강 12

댓글 0 | 조회 1,320 | 2016.12.06
글쓴이 : 김 용택세상은 별것이 아니… 더보기

'제 1회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에 대한 심사평

댓글 0 | 조회 2,312 | 2016.12.21
♠ 오클랜드 문학회에서 주최한 ‘제 … 더보기

댓글 0 | 조회 1,565 | 2017.01.10
글쓴이: 이 홍섭일평생 농사만 지으시… 더보기

틈새의 말

댓글 0 | 조회 1,344 | 2017.01.25
글쓴이: 허 만하1.말이 한 마리 고… 더보기

사람들은 왜 모를까

댓글 0 | 조회 1,572 | 2017.02.08
글쓴이: 김 용택이별은 손끝에 있고서… 더보기

여름의 추억

댓글 0 | 조회 1,296 | 2017.02.21
글쓴이:마 종기그 여름철 혼자 미주의… 더보기

밥과 쓰레기

댓글 0 | 조회 1,378 | 2017.03.07
이 대흠날 지난 우유를 보며 머뭇거리… 더보기

사랑과 세월

댓글 0 | 조회 1,253 | 2017.03.22
김 재진20년 만에 만난 그 사람을 … 더보기

완행버스를 탔다

댓글 0 | 조회 1,572 | 2017.04.11
공 광규오랜만에 광화문에서일산 가는 … 더보기

체온의 시

댓글 0 | 조회 1,453 | 2017.04.27
문 정희빛은 해에게서만 오는 것이 아… 더보기

소리의 뼈

댓글 0 | 조회 1,220 | 2017.05.10
기 형도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 더보기

우리 살던 옛집 지붕

댓글 0 | 조회 1,538 | 2017.05.24
이 문재 시인마지막으로 내가떠나오면서… 더보기

꽃 피는 세상의 그늘

댓글 0 | 조회 1,373 | 2017.06.13
백 학기새벽에 안방에서 두런두런 말소… 더보기

이사

댓글 0 | 조회 1,473 | 2017.06.28
박 영근1내가 떠난 뒤에도 그 집엔 … 더보기

고려장

댓글 0 | 조회 1,479 | 2017.07.12
최 재호 10년 전 이른 겨울 커다란… 더보기

다시 첫 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댓글 0 | 조회 1,244 | 2017.07.26
장 석주어떤 일이 있어도 첫사랑을 잃… 더보기

아, 아프리카

댓글 0 | 조회 1,062 | 2017.08.09
​ 이 운룡​​신이 죽은 땅 아프리카… 더보기

경계를 넘어

댓글 0 | 조회 1,164 | 2017.08.23
송 경동 나는 내 것이 아니다.오늘은… 더보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삶을 위하여

댓글 0 | 조회 1,172 | 2017.09.13
채 성병한때는 밥 먹듯이 詩를 쓸 때… 더보기

갈색가방이 있던 역

댓글 0 | 조회 1,334 | 2017.09.27
심 보선 작업에 몰두하던 소년은스크린… 더보기

가수는 입을 다무네

댓글 0 | 조회 1,277 | 2017.10.11
기 형도걸어가면서도 나는 기억할 수 … 더보기

‘나’라는 말

댓글 0 | 조회 1,100 | 2017.10.25
심 보선나는 ‘나’라는 말을 썩 좋아… 더보기

우리 살던 옛집 지붕

댓글 0 | 조회 1,306 | 2017.11.08
이 문재 시인 마지막으로 내가 떠나오… 더보기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댓글 0 | 조회 1,073 | 2017.11.22
글쓴이 : 류근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