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죽지 말고 떳떳하게 살자 (VI)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기 죽지 말고 떳떳하게 살자 (VI)

0 개 1,587 Shean Shim

■ Catch up with - apologize 

골프를 하다 보면 앞 팀의 굼벵이 플레이로 인하여 짜증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뒤 팀에게 지장을 주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한 번은 앞 팀과의 간격을 유지한 채 플레이를 하고 있는 데 뒤 팀의 키위가 와서 우리 보고 ‘빨리 가라고’(speed up, catch up with the team)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열심히 잘 따라가고 있는데 그렇게 얘기하니까 화가 났습니다. ‘우리 팀에 비거리가 많이 나가는 사람이 있는데 충분한 거리가 되지 못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얘기했습니다만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 티에 가서 뒤팀의 키위보고 ‘야! 그러면 니가 먼저 나가라!’라고 했더니 ‘좋다’라고 하면서 자기가 티에 서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앞팀이 아직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자기도 기다리더군요. 아무 말도 안 하면서 말입니다.

 

가끔 이런 키위를 보면 ‘혹시나 인종적인 측면에서 그러는 것이 아닌가?’하는 (이런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겠지만) 마음을 갖게 되는데 더욱 밀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 죽지 말자고’. 이 친구 말에 화가 나서 그 홀은 뒷땅에다 탑핑에다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번은 제가 페어웨이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뒤팀의 키위가 드라이버 샷으로 우리를 훌쩍 넘기는 것입니다. 화가 났습니다. 이 친구에게 직접 얘기하려다가 ‘아니 이런 x은 본떼를 보여 줘야지!’생각하고는 다음 홀에 갔을 때 club 사무실로 가서 메니저에게 클레임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몇 홀을 돌고 나서 그 키위하고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그 키위가 저에게 와서 정식으로 사과(apologize)를 하더군요. ‘아까는 거리 계산을 잘 못해서(miscalculation) 그렇게 됐다’라는 것입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키위에게 apology를 받으니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아마 메니저가 그 키위한테 얘기를 한 모양입니다.

 

‘그럼 그렇지, 당연히 사과를 해야지, 만일 네가 사과를 안 했으면 office에 정식으로 claim을 제기하려고 했다’라고 했습니다. 정식으로 클레임이 접수 돼서 이런 사실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 키위는 그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키위에게 사과를 받은 게 여러 번 있습니다. 저는 키위에게 절대 기 죽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골프장에서 키위 학생들이 골프를 하는 것을 가끔 봅니다. 부모님하고 같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네들끼리 플레이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번은 중학생 정도 보이는 어린 애들이 우리 뒤에서 플레이를 하는데 페어웨이에서도 큰 소리로 떠들 뿐만이 아니라 그린에 올라가서도 계속 떠드는 것입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다음 홀에 가서 티오프를 안하고 그네들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Hey, boys, come on here!’하고 제가 불렀습니다. ‘Do you know golf is the game of etiquette?’하면서 뭐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알아차렸는지 조용히 하더군요.

 

한번은 은행에 볼 일이 있어서 찾아갔는데, 키위 담당 아줌마가 내가 물어 본 것에 대한 대답은 안하고 ‘어디서 왔느냐? 왜 수표구좌가 없느냐?’자꾸 다른 얘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내가 알고자 하는 것하고 출신 나라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 지금 그것을 왜 물어 보느냐?’ 라고 격앙된 어조로 얘기했더니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냥 얘기해 본 것이다’라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더군요. 

 

결국은 본부에다 전화를 걸어서 (이것은 자기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시인한 행위임) 알려 주더군요. 이제는 약간 웃음을 지으면서 말입니다 (이것은 약간 미안하다는 뜻도 있음). 이 간단한 사건을 두고 별놈의 요상한 상념(?)이 왔다 갔다 했습니다. ‘영어도 못하는 아시안? 즈그들이 뭘 안다고?’(또 이러한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우리 1세들이 기 죽고 산다면 우리 후세들이 기를 못 펴고 삽니다.

 

 Shean Shim:schooldoctor@hotmail.com


50461ce5ba7575de353e13bafc924c5b_1539211439_9524.jpg

귀가

댓글 0 | 조회 375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 더보기

움직이는 봄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댓글 0 | 조회 450 | 2023.09.26
초록이 아닌 연두, 빨강이 아닌 분홍… 더보기

우주기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댓글 0 | 조회 484 | 2023.09.26
얼마 전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 더보기

강제 정년 퇴직

댓글 0 | 조회 1,614 | 2023.09.26
정년은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 더보기

플러밍 - 뉴질랜드 비데 설치 규정 알아보기

댓글 0 | 조회 1,330 | 2023.09.26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교포분들이… 더보기

잃어버린 채 살고 있습니다

댓글 0 | 조회 970 | 2023.09.2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나는 비 오는 … 더보기

우울증과 자살

댓글 0 | 조회 1,284 | 2023.09.22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더보기

이상적인 고등학교 성적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1,480 | 2023.09.20
▲ 자료 R고등학교 프레젠테이션뉴질랜… 더보기

정신건강 인식 주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댓글 0 | 조회 600 | 2023.09.18
정신건강 인식 주간은 뉴질랜드인들이 … 더보기

지기, 천기, 우주기

댓글 0 | 조회 627 | 2023.09.13
기운은 맑고 탁함에 따라 정기와 탁기… 더보기

우리는 왜 이토록 오만해졌을까

댓글 0 | 조회 1,166 | 2023.09.13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되 … 더보기

아침 얼굴 붓기와 뱃살 제거에 딱! 15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848 | 2023.09.13
자기전 야식이나 과식을 하고 자면 아… 더보기

시인의 시집을 버렸다

댓글 0 | 조회 620 | 2023.09.1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참 좋아하는 시… 더보기

가정 폭력과 임대 명령

댓글 0 | 조회 719 | 2023.09.13
학대 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 더보기

플러밍, 플러머, 누구를 믿을 수 있나요?

댓글 0 | 조회 1,234 | 2023.09.13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 더보기

전두엽에 저항!

댓글 0 | 조회 511 | 2023.09.13
며칠전 모바일폰 배터리가 방전된 것을… 더보기

동두천 1

댓글 0 | 조회 554 | 2023.09.12
시인 김명인기차가 멎고 눈이 내렸다 … 더보기

피어나라, 우리들의 봄!

댓글 0 | 조회 381 | 2023.09.12
유영빈 씨 삼부자의 서울 석불사 템플… 더보기

궁금해서 알아본 비자 심사기간

댓글 0 | 조회 1,422 | 2023.09.12
뉴질랜드에서 체류하고자 하는 사람이라… 더보기

리커넥트에서 진행한 Mangere 쓰레기 줍기 프로그램

댓글 0 | 조회 617 | 2023.09.12
지난 8월 26일 토요일, 리커넥트에… 더보기

오르막(Uphill)과 내리막(Downhill) 칩샷

댓글 0 | 조회 602 | 2023.09.12
오르막(Uphill) 칩샷1. 경사도… 더보기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860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 더보기

도박장에서도 도박자를 보호해야 한다

댓글 0 | 조회 755 | 2023.09.12
9월 4일자 뉴스에서 스카이 시티가 … 더보기

야뇨증

댓글 0 | 조회 652 | 2023.09.12
야뇨증이란 잠잘 때 꿈을 꾸는 것 같… 더보기

쌀의 날

댓글 0 | 조회 554 | 2023.09.08
가수 진성이 부른 <보릿고개&g…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