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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al difference
우리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형태를 지어 보이면 그것은 돈을 의미하지만, 서양에서는 손으로 동그라미를 지어 보이면 그것은 ‘좋다’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을 부를 때 손가락을 모아서 이리 오라고 하는 제스쳐는 키위들에게 안녕 혹은 good bye가 되는 것입니다.
제 아내도 이민 초기에 옆집 할머니가 손을 살래 살래 흔들기래 오라는 줄 알고 찾아 갔더니 자기는 지금 피곤하니 다음에 오라고 하는 웃지 못할 관습의 차이를 느껴야 했습니다.
도서관에 가 보면 중국과 일본 관련 서적은 종종 볼 수 있으나 한국 관련 영어 책자는 찾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키위들도 많이 있을 것이므로 한국에 관한 책자가 많이 보급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한국의 습관에 관한 내용이 많은 걸로 해서 말입니다. 전 번 칼럼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양치질하고 ‘으윽’한다던가, 맥주 마시고 나서 ‘끄어억’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일상적인 행동들이지만 서양 사람들은 역겨워 합니다. 보신탕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알지 못하는 서양 사람들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우리들을 아주 이상하게 쳐다 봅니다. 마치 우리가 중국사람들이 주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설치고 떠드는 행동을 이상 하게 쳐다보듯이 말입니다.
한국 주둔 미군들이 가장 잘 하는 한국말이 ‘ㅆ ㅂ 놈아’ 입니다. 기지촌에서 일하는 여인들로부터 배운 말입니다. 그러니 한국에 대해 나쁜 것부터 배웁니다. 이렇게 선입견이 들어 있는 외국인에게 나중에 아무리 우리의 좋은 점을 얘기해도 마이동풍격이 될 것입니다. 이렇듯 키위들도 한국에 대한 지식은 분명 좋은 점은 간과하고 나쁜 점만 받아들였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필자가 이민 초기에 돈을 받고 일을 해 주었는데도 Thank you를 하길래 참 별 사람들도 다 있구나 하며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돈을 주고 받은 서비스가 고맙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무슨 일이던지 Thank you 가 입에 배어 있습니다.
한국 같아서는, 예컨대 밥 한 그릇 사먹는데 밥 주인에게 고맙다고 하는 것은 여간 해서는 보기 어려운 일입니다. 도리어 밥맛이 없네 하며 투정만 부리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한국의 S그룹 농구 선수단이 뉴질랜드에서 농구 시합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신문에 매너가 안 좋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경기 매너를 지적해서 그렇지만 그 내용 안에는 도무지 고맙다는 표시를 안 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키위 소년이 물병 하나 건네 주는 데도 Thank you 할 줄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문화적 갭이 상대방에게 커다란 오해를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이 곳 키위들은 길에서 눈빛만 마주쳐도 웃어주고 Hi로 응수해 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는 체도 안 합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러한 습관의 차이를 키위들에게 설명을 해 줍니다. 그러면 키위들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