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가계의 생활비가 올해 예상보다 약 50%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경제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주요 은행 ASB의 경제분석에 따르면, 중동 분쟁 여파로 유류비가 급등하며, 평균 가계 주간 생활비가 55달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SB 최고 경제학자 닉 터플리(Nick Tuffley)는 “올해 26년 목표로 둔 소비 회복은 사실상 2027년으로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SB 보고서는 “유류비 상승이 1주일 기준 주택가계 비용에 약 16.5달러 추가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농촌·지역 주민은 디젤 사용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류비 상승이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유류비 인상은 교통뿐 아니라, 운송·물류를 거쳐 다른 재화·서비스 가격까지 전가되며 전체 소비지출을 높인다. 이 여파로 가계는 필수품인 식료품·음료·약품 등에 더 많은 예산을 쓰고, 여가·대형 가전·장거리 여행 같은 비필수 소비를 줄이는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 변화는 생활비 상승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하지만, 전체 비용 부담을 다소 완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동 분쟁이 최소 3개월 지속되고, 그 여파가 추가 3개월가량 이어질 것으로 가정하며, 가격 충격의 최대 영향은 올해 상반기에 가장 크다고 전했다. 이후 3분기 말부터는 점차 완화되는 그림을 그렸다.
이에 따라 가계 소비 회복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국내수요 약화가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 터플리는 “중동 충격으로 성장률이 둔화되면, 가계 소득·고용 증가도 더디고, 이는 집값 상승·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에게도 새로운 딜레마를 안긴다. 유류비·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통화긴축으로 물가를 억제해야 하지만, 동시에 성장 둔화와 실업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ASB는 올해 12월 공식현금기금(OCR)을 2.25%에서 2.5%로 25bp 인상하는 기본 시나리오를 유지하되, 중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크면 더 빠르고 강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정부가 시행 중인 ‘근로세 크레딧(Working Tax Credit) 한시 인상’ 역시 한계가 크다. 14만 3,000가구가 주 50달러 추가 수급을 받는 제도는 생활비 부담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전체 가계 지출에 비해 비중이 작아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