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정부가 이민자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추방 요건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이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면서 정치권 논쟁이 본격화됐다.
28일 국회에서는 ‘이민(강화된 위험 관리) 개정 법안(Immigration Amendment Bill)’이 처음으로 심의됐다. 이 법안은 이민법의 목적을 ‘국익과 개인의 권리 간 균형’으로 재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민자 보호와 추방 강화라는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법안은 이민부 장관 에리카 스탠퍼드가 주도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추방 대상 확대다.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범죄를 저지를 경우 추방 대상이 되는 기간이 대폭 늘어난다. 기존에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만 추방 책임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범죄의 중대성에 따라 최대 20년까지 확대된다. 예를 들어 3개월 이상 징역형 대상 범죄는 2년에서 5년으로, 2년 이상 형량 범죄는 5년에서 10년으로, 더 중대한 범죄는 최대 20년까지 책임 기간이 늘어난다.
또한 해외에서 저지른 범죄나 허위·누락 정보 제출 역시 추방 사유로 명확히 규정되며, 정부 기관 간 정보 공유도 확대된다. 방문비자나 임시비자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인도적 사유에 따른 추방 항소도 제한된다.
한편 이민자 착취 방지 조치도 강화된다. 이민자 착취 범죄의 최대 형량은 기존 7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며, 고용 정보 허위 제출이나 임금·근로시간 기록 미제출에 대한 처벌도 신설된다. 또한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처벌 시효도 연장된다.
망명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망명 신청을 철회할 경우 다른 비자 신청이 불가능하도록 해, 이를 ‘시간 끌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여당은 법안에 대해 “공정하지만 단호한 이민 시스템 구축”이라고 평가했다. 국민당 크리스 펭크 의원은 “기여하는 이민자는 환영하되, 제도 악용과 범죄에는 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CT당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중대 범죄자의 경우 추방 책임 기간을 ‘무기한’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제일당도 법안 취지에 동의했다.
반면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노동당 필 트와이포드 의원은 “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반영된 법안”이라며, 특히 장애 아동이 포함된 인도적 사례에서 기존 항소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녹색당 리카르도 메넨데스 마치는 이 법안이 “서류 미비 이민자를 표적으로 삼는 강경 정책”이라며 비판했고, 던컨 웹 의원은 망명 신청 철회 시 다른 비자를 받을 수 없도록 한 조항이 현실적인 가족 형성 사례를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국회 심의를 거치며 수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민자 보호와 통제 강화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