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곳곳의 홀리데이 파크에서 음식과 캠핑 장비를 노린 소매 절도가 잇따르며, 전통적인 ‘키위식 캠핑 휴가’의 분위기가 망가지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캠퍼들은 생활고와 지속되는 물가 상승, 그리고 ‘기회범죄’가 맞물린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코로만델에서 휴가를 마친 한 캠퍼가 20만 명 이상이 가입한 온라인 캠핑 그룹에 “얼음과 아이스팝까지 훔쳐간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캠핑장 절도 경험을 묻는 글을 올리자,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경험담이 쏟아졌다. 이들은 예전 공동 취사시설을 둘러싼 ‘서로의 물건을 존중하는 암묵적 규칙’이 사라졌다고嘆하며, 경제 상황 악화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래드 퍼거슨은 “잡다한 절도가 캠핑의 정취를 다 망치고 있다. 캠핑은 가족·친구와 쉬러 가는 건데, 장비를 도난당할 걱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샬린 페이지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사이 캠핑 트레일러가 털렸다고 전했다.
공동 주방·공용 냉장고는 특히 표적이 되고 있다. 휴가객 롱오마이 베리먼은 “4리터 보이즌베리 아이스크림을 냉동고에 넣은 지 한 시간 만에 사라졌다”고 했고, 또 다른 캠퍼 크리스 모이즈는 “밤사이 20리터짜리 식수통이 흔적도 없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운영하는 워크워스의 마틴스 베이 홀리데이 파크에서는 지난 12월 29일 공동 냉장고 음식이 무단 반출되는 일이 발생하자, 관리자가 주방에 경고문을 붙이고 연간 사이트 이용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수상한 행위는 즉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관리자는 추가 방범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이미 야간 순찰과 CCTV, 상주 매니저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가족은 “공동 냉장고에서 음식이 사라지고, 차양 밑 아이스박스에서 음료가 없어지고, 빨랫줄 옷과 샤워부스에 잠시 두고 온 물건이 사라지는 일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딸이 샤워장에서 새 모자와 선글라스를 도난당한 사례도 전했다. 한 베테랑 캠퍼 헬렌은 “직접 만든 베이컨 에그 파이와 가장 아끼던 파이 접시까지 통째로 없어졌다”며 “물가 탓만 할 수는 있지만, 공동체 의식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캠핑장·홀리데이 파크 절도 증가 여부에 대한 통계를 바로 제공하긴 어렵다면서도, 모든 범죄는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존부(DOC) 역시 개인 물품 절도는 별도 집계하지 않지만, 도난은 범죄이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OC 자산이 훼손·도난당할 경우에는 경찰에 공식 보고가 이뤄진다.
지난 12월 와이라라파의 DOC 캠핑장에서는 자원봉사자와 직원이 설치한 지 이틀 된 3.5m 매크로카르파 피크닉 테이블이 다리 부분이 잘린 채 통째로 도난당하는 일도 있었다. 홀리데이 파크 뉴질랜드와 톱10 홀리데이 파크, 호주계 대형 운영사들에는 관련 상황에 대한 논평 요청이 전달됐지만, 일부는 기사 마감 전까지 답하지 못했다.
캠퍼들은 “힘들게 모은 돈과 소중한 시간을 들여 떠난 휴가에서, 이웃 캠퍼를 잠재적 ‘도둑’으로 경계해야 하는 현실”이야말로 전통적인 키위 캠핑 문화가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토로하고 있다.
Source: Stu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