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의 일부 슈퍼마켓의 ‘안면 인식 기술(Facial Recognition Technology)’ 시범 운영에서 가장 심각한 위반 사례 10건 중 6건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범 운영은 지난 10월 말부터 ‘파크 앤 세이브 레드우드’와 ‘시드넘’ 그리고 ‘뉴월드 세인트 마틴스’ 등 3개 슈퍼마켓에서 3개월간 이뤄졌다.
이번 작업은 이들 슈퍼마켓 운영사인 ‘Foodstuffs South Island’가 직원과 고객의 안전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시스템은 매장을 찾은 모든 사람의 얼굴 이미지를 스캔해 이미 저장한 ‘감시대상(watchlist)’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즉시 삭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단 콘텐츠는 저장 플랫폼에 최대 7년간 보관한다.
그런데 문제는 슈퍼마켓 전체 네트워크에서 반복적으로 직원에게 위협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저질렀던 상위 10명 중 6명이 미성년자였다는 점이다.
공식적인 설명에 따르면, 이 기술은 관련 법률에 따라 18세 미만과 취약 계층을 감시대상에 포함하지 않도록 설계됐고 시범 운영에서도 그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주장인데, 하지만 문제가 되는 인물의 상당수가 청소년이라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슈퍼마켓에서 이 기술을 도입한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심각한 범죄적 위협이 증가했기 때문인데, 회사 측은 동일인이 반복적으로 위협적 행동을 하는 일이 늘어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국에서 슈퍼마켓 절도와 폭력 사건이 늘었다는 통계와도 맥을 같이 하는데, 앞서 북섬 일부 매장에서 시행한 또 다른 사례에서도 2억 2,600만 명을 스캔한 가운데 1,742건의 경고가 나오고 그중 1,200건이 감시 대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시 대상에는 이전에 매장에서 폭력적이거나 위협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 이들만 포함했으며 이들은 ‘심각한 위협’과 ‘높은 위험’ 등 2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회사에 따르면, 특정 인물의 프로필과 92.5% 이상 일치해야 감시 대상으로 지정하며 이후 2명의 훈련된 매장 직원이 이를 확인하고 다음 조치를 결정한다.
회사 웹사이트에는 <여기에는 해당 인물을 관찰하거나, 경찰에 연락하거나, 안전하다면 매장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을 두고 프라이버시 침해와 법적 책임 논란이 여전한데, 민감한 생체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 보호단체와 시민 단체 등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과거 다른 산업 현장에서도 도입에 반발하거나 일부 매장은 도입을 보류하거나 중단한 사례가 있다.
또한 경찰이 사용하는 안면 인식 시스템 활용 여부와 정확도도 문제로 지적돼 왔으며, 이에 따라 법 집행 기관과 기술 제공자 사이에서도 프라이버시와 공공 안전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논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Foodstuffs South Island 측은 미성년자, 취약계층을 감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법적·윤리적 문제는 없으며 이 기술이 성인 반복 범죄자를 조기에 식별해 잠재적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시스템이 오판 가능성, 차별적 식별, 개인정보 장기 보관 등 다수의 부작용을 내포한다고 지적하며, 특히 생체 정보는 한 번 수집되면 개인 통제 범위를 벗어나며 적절한 감독이 없으면 용될 여지가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안면 인식 기반의 범죄 예방 기술 도입은 점점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도 기술 효용성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법적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